음악과 열정, 완벽한 하모니 카메라타 이병현. 조경희 심쿵부부 STORY

음악과 열정, 완벽한 하모니 카메라타 이병현. 조경희 심쿵부부 STORY

싱그러운 5월 S.CASA 표지 모델은 남녀 모두에게 질투를 불러일으키는 외모를 지닌 아름다운 음악가 부부가 장식해 주었다. 하늘거리는 블라우스에 긴 머리, 하얀 운동화를 신으신 아내 조경희 (Kay Rhee) 씨는 비영리 문화재단인 카메라타뉴저지 재단 대표(Executive director)이고 편안한 카디건에 역시 긴 머리(?)를 멋지게 손질하고 아내와 똑같은 운동화를 맞춰 신은 남편 이병현(Byung-Hyun Rhee) 씨는 카메라타 지휘자 겸 음악 감독을 맡고 있다.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은 중년의 커플임에 틀림없다. 촬영에 앞서 두 분이 만나게 된 사연을 여쭤보자 한국에서 예고를 다니던 학창 시절, 같은 반 친구로 만나서 음악 인생의 동반자가 되기까지 수많은 롤러코스터가 있었단다. 아무래도 이 부부는 하이스쿨 스윗하츠 (high school sweethearts)답게 아직도 달달한 연애 중일 것만 같다. 조각 같은 외모를 지닌 남편 이병현, 완벽한 아름다움을 지닌 아내 조경희 부부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을 만큼 두 사람이 하나같이 수려한 외모를 지녔다. 이 부부가 온 열정과 정성으로 가꾸어온 카메라타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혼란의 시간이 있었기에 소수민족으로 살아가야 하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가이드 역할을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제가 카메라타뉴저지에서 하는 일이 제 소명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두 분 S.CASA독자 여러분에게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이병현 안녕하세요. 카메라타뉴저지 음악 감독(Music Director)을 맡은 이병현입니다. 예전에는 테네시주 내쉬빌 교향악단과 한국 충남 도립교향악단에서 지휘자로 활동했었고요.
조경희 반갑습니다. 저는 카메라타뉴저지 재단 대표 (Executive director) 조경희 (Kay Rhee) 입니다. 예전에는 내쉬빌 소재 Vanderbilt University, Belmont University, 한국 배제대학교, 뉴욕 맨해튼 음대 프리칼리지에서 피아노 faculty 로 활동했습니다.

두 분은 언뜻 보면 남매 같다고 할 정도로 닮으셨네요. 아직도 연애 중인 대학원생 커플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서울예고 동창생이라고 들었는데 그때부터 한눈에 이 사람이다. 라는 생각이 서로 드셨나요?(웃음)
이병현 제가 엄청나게 쫓아다녔죠. (웃음) 같은 반 친구 사이로 지내다가, 훌쩍 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어요. 그 때에도 이미 저는 결혼을 꿈꾸고 있었지요. 하지만, 멀리 있다 보니 점차 연락하는 횟수가 줄어들고, 급기야는 연락이 끊겼어요. 몇 년 후 이 친구가 이스트만 대학교 피아노 섬머코스에 오게됐고, 미국에서 재회하게 됐어요. 오랜만에 만나서 했던 제 말이 걸작이었지요. “ 너 안 본 사이에 누군가와 약혼했니?” 그 해 여름을 같이 보내고, 이 친구는 한국으로 돌아갔어요. 그리고 꼬박 일 년을 삼백 통이 넘게 편지를 주고받았습니다. 그 시절에는 국제통화가 비쌌으니, 하루하루 일기 쓰듯이 편지를 쓴 거죠. 결혼을 허락받고, 맨해튼 음대에서 같이 메스터를 시작한 것이 저희의 결혼생 활 시작이었습니다.


지휘자님부터 먼저 질문할게요. 언제 미국에 오셨나요?
이병현 저는 유학을 준비하는 중에, 가족 모두 미국으로 오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LA로 왔다가 좋은 날씨와 바다를 너무(?) 즐기는 저의 모습을 보신 부모님이 동부로 움직이실 결심을 하셨대요. 버지니아로 이사 온 이후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아시아인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춘기 때 이민 온 학생들이 주로 겪는 언어와 인종의 장벽을 겪으며 나름 힘들고 외로운 학창 시절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성인 되어서도 꽤 오래도록 이민자의 애환과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죠. 그런 혼란의 시간이 있었기에 소수민족으로 살아가야 하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가이드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제가 카메라타뉴저지에서 하는 일이 제 소명인 것 같다는 생각이듭 니다.


충남도립교향악단을 맡아 한국에서의 활동이 대단하셨던데요. 다시 돌아간 한국에서의 생활은 어떠셨나요?
이병현 20대 후반에 아주 운이 좋게 한국 음악계 역사상 최연소 상임 지휘자가 되었죠. 감사한 일이었어요. 그런데 한 13년 정도 미국 생활을 하다가 귀국해서 그런지 문화 충격이 컸습니다. 사회 초년생이었는데 맡은 직책은 상임 지휘자, 3급 공무원이라고 하더군요. 어린 나이에 과분한 자리에서 많은 인정과 칭찬을 받고 활동하였어요. 하지만 연륜이 쌓일 수 있는 시간이 적었고, 어눌한 한국어 실력으로 고생했던 기억도 납니다. 그렇지만 좋은 경험이었고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기회 속에 아련한 추억의 3~4년 이었죠.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났었고요, 역시 내 조국이 참 좋더라고요.


당시에 세계 초연으로 충무공 탄신 400주년 오페라 이순신을 하셨죠? 당시 반응이 굉장했을 듯한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이병현 처음 오페라 이순신을 만들 때, 이탈리안 작곡가에게 의뢰해서 국악기를 많이 쓰고 의욕적으로 시작했지만, 초연에서 실패했대요. 그리고 제가 편곡한 버전으로 세계 초연되었죠. 편곡과 공연을 하면서 이순신 장군의 애국심에 많이 감동했죠. 덕분에 책에서나 배웠던 아산 현충사에서도 공연했었고요. 국립 극장에서 초연할 때는 실내인데도 거북선에서 불을 뿜어야만 한다고 연출진에서 고집을 부려서 타이밍 맞춰 몸을 숙였던 에피소드가 있네요. 머리카락이 탈까 봐 어찌나 맘을 졸였던지…. 그때나 지금이나 머리는 저에게 참 소중한가 봐요 (.웃음)


내쉬빌 심포니 독립 기념일 공연이 미 전역에 생중계되는 등 화려한 경력이 돋보이는데, 어떤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으시나요?
이병현 모든 공연이 다 기억에 남지만,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임마누엘 엑스(Emmanuel Ax)와 같이했던 연주회가 가장 기억에 남고 (평론을 아주아주 잘 받았었거든요), 제가 디렉팅 했던 여름 ‘베토벤 페스티벌’에서 30대 초에 베토벤의 교향곡 전곡을 지휘했던 기억이 아직도 잊히질 않네요. 독립기념일 공연은 A&E cable channel에서 매년 보스턴심포니 여름 fireworks를 방송했었는데, 그 해부터 마침 보스턴심포니가 CBS로 방송국을 옮겨가며 대타를 할 수 있는 지휘자와 오케스트라를 찾다가 제가 감독 눈에 띄어 발탁되었죠. 덕분에 2~3년 동안 매해 7월 4일이면 불꽃놀이와 오케스트라 공연의 생방송 공연에 지휘했던 것 같습니다. 오케스트라의 Live 공연에 어우러지는 눈앞에서 펼쳐지는 어마어마한 fireworks
의 장관은 잊을 수가 없네요.


"카메타라 뉴저지는 16세기의 카메라타 정신을 이어받아 순수한 예술로 선한 바람을 일으키는게 목표입니다."


20대에는 준비를, 30대에는 화려한 음악가로서의 삶을 사신듯하네요. 40대에는 두 분이 함께 후진 양성과 커뮤니티 활동에 열정을 쏟고 계시는 ‘카메라타뉴저지’가 궁금합니다. 카메라타뉴저지는 어떤 활동을 하는 단체인가요? 또 ‘카메라타’는 무슨 뜻이죠?
조경희 카메라타뉴저지는 비영리 단체 문화 재단이고 소속 단체로는 카메라타뉴저지 오케스트라, 남성 합창단, 유스 오케스트라, 유스 합창단, 오페라 이야기 클래스 그리고 소아암을 돕는 카메라타 캔서 파운데이션이 있습니다. ‘카메라타’라는 뜻은 16세기 후반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태동한 예술가 집단에서 나온 이름이에요. 살아가는 이야기를 음악에 담아 보자고 의기투합해 오페라까지 탄생시킨 일종의 사랑방 모임이지요. 저희 카메타라 뉴저지는 16세기의 이러한 정신을 이어받아 순수한 예술로 선한 바람을 일으키는 게 목표입니다.


카메라타 남성 합창단 이야기는 다음 호에 정식 취재할 예정이지만, 예고편으로 조금만 들려주세요. (웃음)
조경희 노래를 사랑하고 그 추억을 이어가고 노래를 통하여 좋은 일을 하고자 뉴욕, 뉴저지의 남성들이 모여서 창단되었습니다. 추억이 모여서 친구가 되었고 형제가 되었습니다. 카메라타 남성 합창단은 이민 사회인 한인 커뮤니티의 건강하고 품격있는 남성 문화를 창조하고자 합니다.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버지로서의 평범한 남성들이 모여 자신의 삶과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음악으로 나누는 합창단, 지역 사회의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수준 높은 합창단을 추구합니다. 현재는 1세와 1.5세 위주로 모여있지만, 앞으로의 꿈은 이민 200주년에 2, 3, 4세들이 주도하는 합창단으로 계속 이어지고, 미국을 대표하는 자랑스러운 남성합창단으로 발전하기를 원하죠. 또한, 한인 디아스포라의 영향력을 키우는 일에 선두로 나서는 의미 있는 일에 앞장서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호에서 말씀드릴게요. (웃음)


나날이 번창하는 ‘카메라타뉴저지’를 S.CASA도 응원하겠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주세요.
조경희 고맙습니다. 그리고 본래 이름은 ‘카메라타뉴저지’이지만 이제 많은 분에게 그냥 ‘카메라타’로 알려져 있어요. 카메라타를 아는 분을 만나거나 이젠 카메라타 얘기가 많이 나올수록 무척 기분이 좋아요. (웃음) 올해는 유난히 알찬 계획들이 줄을 지어 있네요. 첫 번째 계획으로는, 유스 오케스트라가 올 7월에 독일 하이델베르그로 연주 여행을 떠납니다. 하이델베르그 최고의 고등학교 초청으로 Festival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지요. 현지 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연습하고 공연하며 시간을 보낼 예정이고, 학생들에게 값진 연주 여행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클래식의 본고장 베토벤의 나라 독일에서, 우리 학생들에게 베토벤 곡을 한 수 배우겠다는 제안을 받을 정도로 (Co-director인 Dr. Huebel 의 얘기입니다) 재미 한국 청소년들의 우수성을 알리는 큰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연주 여행을 위하여 카메라타 유스 오케스트라에서는 연주 여행에 함께 할 특별 멤버를 모집해요. 여름 방학을 맞아, 독일 하이델베르그에서의 멋진 연주와 여행.. 귀한 추억이 될이번 프로젝트에 많은 분의 동참을 기대합니다. S.CASA도 많이 도와주실 거라 믿어요.(웃음)


굉장하군요. 참, 남성합창단 공연 계획은 없나요? 작년에 성황리에 공연을 마치셨다고 들었는데요.
네. 카메라타 두 번째 계획으로 남성 합창단 가을 공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창단 이후 세 번의 공연을 통하여 엄청난 속도로 급성장하고있는 남성 합창단은 재작년 겨울, 작년 여름, 겨울 공연을 거쳐 이번에는 분위기 있는 가을 공연을 준비합니다. 항상 이벤트와 이슈를 몰고다니는 남성 합창단의 활동에 관심 많이 가져주시고, 연습마다 마음 뻐근하도록 음악적인 감동과 넘치는 웃음, 끈끈한 우정이 쌓여가는 남성합창단에 더 많은 분이 함께하시기를 소망합니다. 문은 크게 열려있으니 음악을 사랑하는 분이라면 누구라도 주저하지 마시고 두드려 주세요! 마지막 계획으로는, 올해 새로 시작하는 청소년 합창단 ‘카메라타유스콰이어’가 발동을 겁니다. 생기발랄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그룹이죠. ‘카메라타 유스 콰이어’와 ‘유스 오케스트라’가 모여 함께 활동할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시작하는 겁니다.


‘유스 콰이어’나 ‘유스 오케스트라’ 참여를 원하는 학생을 위해서 조금 더 자세한 안내를 부탁드려요.
7-12학년의 자녀를 두신 분이시라면 이병현 지휘자와 함께 하는 멋진 콰이어의 활동에 당연히 관심을 가지시리라 생각합니다. 넷째로, OPERA GLASSES 라는 예쁜 이름으로 커뮤니티에 문화를 전하는 오페라 이야기 클래스도 매주 여러분에게 열려 있습니다. 수요일 오후 1시, 커피 한 잔과 아름다운 음악, 위트 넘치는 지휘자의 해설을 통해 음악과 친해지고 삶의 먼지를 털어내는 귀한 시간이 되는 클래스에도 관심 가져주시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소아암 도네이션을 감당하는 Cancer Foundation 의 활동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저희 카메라타에서는 소아암 환우를 돕는 cancer foundation 을 운영합니다. 합창단과 유스 그룹의 모든 아이가 한마음으로 생후 15개월 된 백혈병 환우를 돕고 있습니다. 웹사이트에서 후원금도 모금하고 있고요. 카메라타의 모든 공연에서 생기는 수익금 일부는 이 어린아이를 돕는 후원금으로 쓰입니다. 6월 24일에는 걷기 대회를 개최하여 가족, 친지, 친구 그리고 주위의 많은 사람과 함께 기금을 모금하려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환우의 스토리도 카메라타 웹사이트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에스카사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조경희 잡지의 표지 모델이 된다는 것은 일생일대의 거대한 사건이지요. 정말 멋지고 귀한 경험입니다. 잊을 수 없는 값진 추억을 만들어 주신 에스카사 편집장님과 저희 스토리를 아름답고 재미있게 써주신 기자님께 감사드립니다. 깜짝 놀랄 만한 변신을 시켜주신 박미영 원장님, 카메라의 마술사 김기범 사진 작가님 외 모든 스텝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제가 이민 온 지도 벌써 30여 년이 훌쩍 지났지만 언젠가부터 항상 목말라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를 메인스트림으로 만들어줄 잡지를 말이에요. 이제 만난 것 같아 기대되고 흥분됩니다. 에스카사 잡지 많이 사랑해주시고 많은 격려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카메라타가 추진하는 여러 가지 좋은 일에 같이 동참하여 주세요. 감사합니다!


S.CAS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