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球)로 생명 이미지를 표현하는 도예작가 윤 솔 Sol Yoon
‘한국 미술이 아시아 미술의 중심’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명성을 크게 얻는 각 분야 예술가가 넘친다. 도예 부분에서도 기술과 미적 감각이 뛰어난 도예가들이 세계무대를 발판으로 활동 중이다. 그중 한 사람, 서구적인 감각과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동양의 멋을 표현하여 한국 도예 대표작가의 반열에 서 있는 윤 솔 백석대 교수. ‘2017 Philadelphia Craft Show’ 전시를 위해 미국에 온 그를 직접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눠보았다.

흙, 불, 유약이라는 도자기 기본 구성요소를 유지하지만, 도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 오브제 형식으로 그만의 독창적인 표현양식을 창출해내는 윤 솔은 도자기의 ‘안’과 ‘밖’의 경계가 분명한 일반적인 형태와는 다른 ‘안팎’ 모두 조형적, 회화적 요소가 강한 작품을 보여준다. 그는 이미 10년 전에도 미국에서 작품을 선보였었다.
“10년 전 베벌리힐스에 오픈한 도자 갤러리(Doja Arts & Crafts Gallery) 전시에 참여했던 게 미국에서의 첫 전시였습니다. 그 후 SOFA시카고와 샌디에고에서도 전시 참여를 했습니다. 작품 9점을 가지고 직접 미국에 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9개 작품은 이번 크래프트 쇼를 위해서 특별 제작했지요. 제 작업의 7개 카테고리 중 2개의 카테고리에 속한 작품들을 가지고 왔습니다.”
타원형으로 도자기를 만들고 그 도자기에 선을 그어 여러 개의 작품으로 재 탄생시키는 그의 작품은 구(球)가 기본이다. 달걀 모양의 타원형에서 자연스러운 곡선으로 아늑하고 편안한 여러 개의 작품을 재창출하는 것이다. 푸근하고 편안한 작가의 외모가 그의 작품과 많이 닮아있다.
“어느 작가든 성품과 비슷한 성향의 작품을 만드는 듯해요. 그런데 제 경우는 반대의 것을 동경하는 거로부터 작업이 나오는 것 같아요. 제 작품의 시작은 제가 겪은 경험과 어린 시절 여러 가지 기억, 추억 등이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전 풍선의 동그란 형태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요. 어렸을 때 풍선이 너무 좋았는데, 바로 옆에서 풍선이 터지면서 너무나 놀라서 그 뒤로 풍선은 두려움의 존재가 되었죠, 동그란 풍선의 형태, 어찌 보면 동그라미라는 것이 저의 트라우마 극복의 대상일 수도 있어요.
또 하나는 알에 대한 표현인데 생명을 감싸는 어머니의 자궁도 원이죠. 원초적인 생명이 뭔가 감싸고 있는 원의 형태로 있잖아요. 눈에 보이지 않는 단순한 형태로 있는데 거기서 태어나는 생명은 점점 성장하면서 여러 가지 형태의 모습으로 발전하죠. 모든 발전의 원초적인 형태는 그 안에 있었던 것이고 더 나아가면 우주에서 수억 개 수천억 개의 행성들이죠. 미시적으로 가자면 제 몸, 제 핏속에 흐르는 적혈구 백혈구 셀들…. 이 모든 것을 얘기할 때 남는 것은 동그라미였죠. 원에 대한 것. 입체적인 것, 은유적 생명의 형태가 컨셉이면서 제가 어렸을 적 기억이 남아있는 극복의 대상인 제 안에 남아 있는 풍선에 대한 극복의 표현인 것 같습니다.”
그는 두려움의 대상인 풍선의 형태인 동그라미를 오히려 극복의 대상으로 삼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생명을 품은 알을 작품 소재로 삼아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작품’으로 표현하는 세라믹 아티스트 윤 솔. 그는 자신의 작업에 얼마만큼 만족하고 있을까?
“제가 소재로 삼은 알은 일단 매력적입니다. 제 작품을 보고 놀라워하고 좋아하시는 분들, 편안한 느낌이 든다는 평을 들으면 기쁩니다. 제 작품은 멀리서 보면 그냥 알의 형태인데, 가까이 와서 보면 와우! 하는 거죠. 그래서 직접 만져본 결과, 어떤 구체적인 것을 형상화하진 않았지만, 사실 가까이 들여다보면 자기의 무의식 속에 있는 것이 보이는 겁니다. 만져보고 느끼면서…. 그 안에 들어 있는 것까지 세세하게 살펴보시는 모습을 보면서 작가로서 보람을 느끼고 행복합니다.”

윤 솔은 이렇듯 모든 생명의 근원인 자연물의 탄생과 진화의 출발점이 구(球)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원을 변형한 작품으로 생명을 표현했다. 자연 안에서 발견되는 껍질의 유기적인 형태에서 그릇의 요소를 재발견하는 작품인 셈이다. 윤 솔의 작품 카테고리는 조형작업에서부터 테이블웨어 작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 미국 전시회를 위해서 오브제와 조형 쪽 성향이 강한 것만 가져왔다고 한다.
“조형작업에서는 네 가지 정도로 각각의 컨셉을 나눠서 작업이 이루어져요. 테이블웨어 작업 같은 경우는 “Leaf Container”라는 프로젝트명으로서 물 위에 떠있는 나뭇잎의 형상을 모티브로 사용 가능한 식기류를 제작합니다. 요즘엔 식기 작업이 한창 진행 중에 있어요. 현재 하고 있는 이 작업은 “정소영의 식기장”을 통해 한남동에 위치한 레스토랑 “MOSU”에서 사용할 메인 식기 제작입니다. “MOSU” 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미슐랭 원스타를 받은 안성재 쉐프가 한국에 오픈 한 레스토랑입니다. 오브제 쪽 성향이 강한 “From the Archetype series” 는 모서리가 뾰족하고 기다란 형태를 띠는데 사실 오브제와 테이블웨어의 중간 성향을 지닌 작업이죠. 이번 전시에는 이런 작품들을 가져온 겁니다.”
도자기란 흙을 빚어 높은 온도의 불에서 구워낸 그릇이나 장식물을 말한다. 크게 1200℃이하의 온도에서 구운 도기와 1,200∼1,300℃에서 그 이상의 온도로 구운 자기로 나눌 수 있다. 여느 도자기와는 다른 그의 작품은 유난히 얇고 가볍다. 그의 작품은 어떤 작업을 거친 것인지 궁금했다.
“작업을 간단히 설명해 드리면, 먼저 슬립캐스팅이라는 기법으로 석고로 만든 원형 틀에다가 슬립 상태의 흙물을 집어넣어 틀을 이용해 같은 형태를 대량으로 찍어내는 작업을 말합니다. 그 후 틀에서 나온 원형을 크게 변형을 시키지 않고 구(球)형태를 해체합니다. 잘라내는 조각 자체가 다 작품이 되는 것이죠. 형상을 마음속으로 그리면서 부위 별로 어떻게 자르느냐에 따라서 작품이 나온다고 보시면 됩니다. 원형에서 재창조가 되는 거죠. 작업의 프로세스도 제가 그리는 컨셉하고 일맥상통합니다. 알이 깨지고 다시 탄생하듯이 말이죠.”

모든 예술이 그렇듯이 중노동에 가까운 게 도예 작업이다. 여기에 시간과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대학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그외에 하는 일도 만만치 않은 윤솔은 결혼하여 돌봐야 하는 가정도 있다.
“기본적으로 남들보다 잠을 덜 잡니다. 할 일은 많고 시간을 쪼개서 써야 하는데 남들처럼 다 자고선 할 수가 없으니 결국 잠을 줄여서 해결하죠. 가정생활 역시 가족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해서 늘 미안하지만, 아내 역시 같은 대학 금속공예를 전공해서 저를 많이 이해해줍니다. 초등학생 아들이 하나 있는데 그림 그리는 걸 무척 좋아해요. (미술을 전공한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림을 하도 많이 그려서 처음엔 스케치북을 주었는데 나중엔 A4지 한 묶음을 주고 알아서 그리라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어떤 경우엔 책도 만들고 포스터도 만들어서 관리가 안 될 정도로 쌓이게 된 거죠. 아내와 저는 그걸 스크랩해줍니다. 훗날 자신이 만들어놓은 결과를 보고 분명 발전해 나가리라 믿으면서요.”
일명 구(球) 작가로 불리는 윤 솔은 그러고 보니 오랫동안 달걀 모양의 작품에 남다른 애정을 쏟았다.
“돌아보니 같은 작업만 거의 15년 이상 해왔더군요. 그래서 어떤 이들은 구(球)하면 바로 제가 떠오른다는 분도 계시죠. 구(球)는 저에게 극복의 대상, 동경의 대상이 되어 제 안에서 섞이고 작품으로 탄생하였기에 구(球)에 대한 제 사랑은 여전할 것이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제 남은 일생 동안 찾아내도 끝이 없을 겁니다.”
가장 한국적인 예술이 가장 세계적이 될 수 있다. 한국의 전통미를 현대적으로 해석해낸 대표적인 작가, 그는 지금 우리나라의 도예 전통을 잇는 현대 도예가의 대표적인 위치에 있다. 구(球) 작가 윤 솔. 그가 전통적인 제작을 이어감과 동시에 동시대인의 사고와 새로운 한국적인 작품으로 한국 도예 발전에 기여하고 한국을 넘어 세계무대 정상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 날을 기대해본다.
글 Jennifer Lee
정리 에스카사 편집부
구(球)로 생명 이미지를 표현하는 도예작가 윤 솔 Sol Yoon
‘한국 미술이 아시아 미술의 중심’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명성을 크게 얻는 각 분야 예술가가 넘친다. 도예 부분에서도 기술과 미적 감각이 뛰어난 도예가들이 세계무대를 발판으로 활동 중이다. 그중 한 사람, 서구적인 감각과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동양의 멋을 표현하여 한국 도예 대표작가의 반열에 서 있는 윤 솔 백석대 교수. ‘2017 Philadelphia Craft Show’ 전시를 위해 미국에 온 그를 직접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눠보았다.
흙, 불, 유약이라는 도자기 기본 구성요소를 유지하지만, 도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 오브제 형식으로 그만의 독창적인 표현양식을 창출해내는 윤 솔은 도자기의 ‘안’과 ‘밖’의 경계가 분명한 일반적인 형태와는 다른 ‘안팎’ 모두 조형적, 회화적 요소가 강한 작품을 보여준다. 그는 이미 10년 전에도 미국에서 작품을 선보였었다.
“10년 전 베벌리힐스에 오픈한 도자 갤러리(Doja Arts & Crafts Gallery) 전시에 참여했던 게 미국에서의 첫 전시였습니다. 그 후 SOFA시카고와 샌디에고에서도 전시 참여를 했습니다. 작품 9점을 가지고 직접 미국에 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9개 작품은 이번 크래프트 쇼를 위해서 특별 제작했지요. 제 작업의 7개 카테고리 중 2개의 카테고리에 속한 작품들을 가지고 왔습니다.”
타원형으로 도자기를 만들고 그 도자기에 선을 그어 여러 개의 작품으로 재 탄생시키는 그의 작품은 구(球)가 기본이다. 달걀 모양의 타원형에서 자연스러운 곡선으로 아늑하고 편안한 여러 개의 작품을 재창출하는 것이다. 푸근하고 편안한 작가의 외모가 그의 작품과 많이 닮아있다.
“어느 작가든 성품과 비슷한 성향의 작품을 만드는 듯해요. 그런데 제 경우는 반대의 것을 동경하는 거로부터 작업이 나오는 것 같아요. 제 작품의 시작은 제가 겪은 경험과 어린 시절 여러 가지 기억, 추억 등이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전 풍선의 동그란 형태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요. 어렸을 때 풍선이 너무 좋았는데, 바로 옆에서 풍선이 터지면서 너무나 놀라서 그 뒤로 풍선은 두려움의 존재가 되었죠, 동그란 풍선의 형태, 어찌 보면 동그라미라는 것이 저의 트라우마 극복의 대상일 수도 있어요.
또 하나는 알에 대한 표현인데 생명을 감싸는 어머니의 자궁도 원이죠. 원초적인 생명이 뭔가 감싸고 있는 원의 형태로 있잖아요. 눈에 보이지 않는 단순한 형태로 있는데 거기서 태어나는 생명은 점점 성장하면서 여러 가지 형태의 모습으로 발전하죠. 모든 발전의 원초적인 형태는 그 안에 있었던 것이고 더 나아가면 우주에서 수억 개 수천억 개의 행성들이죠. 미시적으로 가자면 제 몸, 제 핏속에 흐르는 적혈구 백혈구 셀들…. 이 모든 것을 얘기할 때 남는 것은 동그라미였죠. 원에 대한 것. 입체적인 것, 은유적 생명의 형태가 컨셉이면서 제가 어렸을 적 기억이 남아있는 극복의 대상인 제 안에 남아 있는 풍선에 대한 극복의 표현인 것 같습니다.”
그는 두려움의 대상인 풍선의 형태인 동그라미를 오히려 극복의 대상으로 삼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생명을 품은 알을 작품 소재로 삼아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작품’으로 표현하는 세라믹 아티스트 윤 솔. 그는 자신의 작업에 얼마만큼 만족하고 있을까?
“제가 소재로 삼은 알은 일단 매력적입니다. 제 작품을 보고 놀라워하고 좋아하시는 분들, 편안한 느낌이 든다는 평을 들으면 기쁩니다. 제 작품은 멀리서 보면 그냥 알의 형태인데, 가까이 와서 보면 와우! 하는 거죠. 그래서 직접 만져본 결과, 어떤 구체적인 것을 형상화하진 않았지만, 사실 가까이 들여다보면 자기의 무의식 속에 있는 것이 보이는 겁니다. 만져보고 느끼면서…. 그 안에 들어 있는 것까지 세세하게 살펴보시는 모습을 보면서 작가로서 보람을 느끼고 행복합니다.”
윤 솔은 이렇듯 모든 생명의 근원인 자연물의 탄생과 진화의 출발점이 구(球)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원을 변형한 작품으로 생명을 표현했다. 자연 안에서 발견되는 껍질의 유기적인 형태에서 그릇의 요소를 재발견하는 작품인 셈이다. 윤 솔의 작품 카테고리는 조형작업에서부터 테이블웨어 작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 미국 전시회를 위해서 오브제와 조형 쪽 성향이 강한 것만 가져왔다고 한다.
“조형작업에서는 네 가지 정도로 각각의 컨셉을 나눠서 작업이 이루어져요. 테이블웨어 작업 같은 경우는 “Leaf Container”라는 프로젝트명으로서 물 위에 떠있는 나뭇잎의 형상을 모티브로 사용 가능한 식기류를 제작합니다. 요즘엔 식기 작업이 한창 진행 중에 있어요. 현재 하고 있는 이 작업은 “정소영의 식기장”을 통해 한남동에 위치한 레스토랑 “MOSU”에서 사용할 메인 식기 제작입니다. “MOSU” 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미슐랭 원스타를 받은 안성재 쉐프가 한국에 오픈 한 레스토랑입니다. 오브제 쪽 성향이 강한 “From the Archetype series” 는 모서리가 뾰족하고 기다란 형태를 띠는데 사실 오브제와 테이블웨어의 중간 성향을 지닌 작업이죠. 이번 전시에는 이런 작품들을 가져온 겁니다.”
도자기란 흙을 빚어 높은 온도의 불에서 구워낸 그릇이나 장식물을 말한다. 크게 1200℃이하의 온도에서 구운 도기와 1,200∼1,300℃에서 그 이상의 온도로 구운 자기로 나눌 수 있다. 여느 도자기와는 다른 그의 작품은 유난히 얇고 가볍다. 그의 작품은 어떤 작업을 거친 것인지 궁금했다.
“작업을 간단히 설명해 드리면, 먼저 슬립캐스팅이라는 기법으로 석고로 만든 원형 틀에다가 슬립 상태의 흙물을 집어넣어 틀을 이용해 같은 형태를 대량으로 찍어내는 작업을 말합니다. 그 후 틀에서 나온 원형을 크게 변형을 시키지 않고 구(球)형태를 해체합니다. 잘라내는 조각 자체가 다 작품이 되는 것이죠. 형상을 마음속으로 그리면서 부위 별로 어떻게 자르느냐에 따라서 작품이 나온다고 보시면 됩니다. 원형에서 재창조가 되는 거죠. 작업의 프로세스도 제가 그리는 컨셉하고 일맥상통합니다. 알이 깨지고 다시 탄생하듯이 말이죠.”
모든 예술이 그렇듯이 중노동에 가까운 게 도예 작업이다. 여기에 시간과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대학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그외에 하는 일도 만만치 않은 윤솔은 결혼하여 돌봐야 하는 가정도 있다.
“기본적으로 남들보다 잠을 덜 잡니다. 할 일은 많고 시간을 쪼개서 써야 하는데 남들처럼 다 자고선 할 수가 없으니 결국 잠을 줄여서 해결하죠. 가정생활 역시 가족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해서 늘 미안하지만, 아내 역시 같은 대학 금속공예를 전공해서 저를 많이 이해해줍니다. 초등학생 아들이 하나 있는데 그림 그리는 걸 무척 좋아해요. (미술을 전공한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림을 하도 많이 그려서 처음엔 스케치북을 주었는데 나중엔 A4지 한 묶음을 주고 알아서 그리라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어떤 경우엔 책도 만들고 포스터도 만들어서 관리가 안 될 정도로 쌓이게 된 거죠. 아내와 저는 그걸 스크랩해줍니다. 훗날 자신이 만들어놓은 결과를 보고 분명 발전해 나가리라 믿으면서요.”
일명 구(球) 작가로 불리는 윤 솔은 그러고 보니 오랫동안 달걀 모양의 작품에 남다른 애정을 쏟았다.
“돌아보니 같은 작업만 거의 15년 이상 해왔더군요. 그래서 어떤 이들은 구(球)하면 바로 제가 떠오른다는 분도 계시죠. 구(球)는 저에게 극복의 대상, 동경의 대상이 되어 제 안에서 섞이고 작품으로 탄생하였기에 구(球)에 대한 제 사랑은 여전할 것이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제 남은 일생 동안 찾아내도 끝이 없을 겁니다.”
가장 한국적인 예술이 가장 세계적이 될 수 있다. 한국의 전통미를 현대적으로 해석해낸 대표적인 작가, 그는 지금 우리나라의 도예 전통을 잇는 현대 도예가의 대표적인 위치에 있다. 구(球) 작가 윤 솔. 그가 전통적인 제작을 이어감과 동시에 동시대인의 사고와 새로운 한국적인 작품으로 한국 도예 발전에 기여하고 한국을 넘어 세계무대 정상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 날을 기대해본다.
글 Jennifer Lee
정리 에스카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