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007 속 마티니, 헤밍웨이가 사랑한 모히토, 가수 이글스의 노래 제목이기도 한 테킬라 선라이즈. 우리가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 술 이름들은 모두 칵테일의 한 종류다. 칵테일은 여러 종류의 양주를 베이스로 해 각종 음료, 과즙, 향료, 색소 등을 넣어 재탄생한 술로, 저마다 독특한 맛과 빛깔을 띤다.
여러 가지 재료가 혼합되어 또 하나의 꽃으로 피어나는 칵테일처럼 대한칵테일조주협회 이희수 회장의 행보 역시 칵테일과 닮아있다. 그는 20대에 칵테일의 매력에 빠져 새하얀 셔츠를 입은 바텐더가 되었다. 여기에 경영자의 행보를 섞고, 칵테일과 와인에 대한 심도 있는 지식을 석·박사 과정으로 더한 후, 4년간 <매일신문>, <우먼라이프> 등에 각종 술에 관련한 칼럼을 연재했다. 현재 그는 대구한의대학교 호텔관광학전공 교수로서 강단에 서며, 대한칵테일조주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한국의 전통주를 칵테일로 재탄생시켜 세계에 알리고 있는 그의 행보는 기존의 술에 새로운 재료를 더해 탄생되는 칵테일과 상당히 닮아있다.
칵테일뿐만 아니라 맥주, 와인 등 다양한 술에 관련된 칼럼을 쓰셨네요.
음료(Beverage)는 논 알코올음료와 알코올음료로 나눌 수 있어요. 논 알코올 음료는 대표적으로 콜라와 같은 청량음료, 우유와 주스류의 영양음료, 커피를 비롯한 차 종류의 기호음료가 있고, 알코올음료는 양조주, 증류주, 혼성주로 나뉘는데 조금 더 세부적으로 보면 양조주에는 와인, 맥주, 막걸리 같은 발효주가 있어요. 이 양조주를 한 번 더 증류해 소주, 위스키, 진, 보드카, 럼, 테킬라, 브랜디와 같은 증류주가 되죠. 그리고 이것들을 혼합해서 만든 믹스드 드링크를 바로 ‘칵테일’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칵테일이 다양한 술과 식재료를 섞어 만들어진 술인 만큼, 저도 다양한 술에 대한 공부를 해야 했죠. 그래서 석사학위는 칵테일로, 박사학위는 와인으로 학위를 받고 칼럼을 연재했습니다.
대한칵테일조주협회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나요?
대구광역시, 경상북도와 연계하여 매년 전국 규모의 페스티벌과 박람회, 전시회 기간 전국 경연 대회를 개최합니다. 대표적인 축제로는 대구치맥페스티벌의 <맥주 창작 칵테일 바텐더 챔피언십> 그리고 동성로 축제의 <뷰티칵테일 국가대표 바텐더 선발전>이 있어요. 그리고 대구음식관광박람회 때 <전통주 칵테일 경연 대회>, <와인소믈리에 경연 대회>, 커피박람회 때 <커피 칵테일 경연 대회>, 경북식품박람회 기간 <전통주칵테일 경연 대회>를 개최하며 이외에도 지역 축제와 함께하는 막걸리 칵테일 무료 시음 행사와 같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대회를 통해서 참가 학생들에게 무대 경험을 통한 현장 실무능력을 키워 현장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배출하고, 일반인들에게 경력개발에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또 대한칵테일조주협회의 많은 구성원들이 대한민국의 음료 산업 발전을 위해 NCS(국가직무능력표준) 식음료 서비스 분야(바텐더, 소믈리에, 바리스타)에서 교육 및 자격 관련 개선 작업 등 많은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1998년부터 시작된 대한칵테일조주협회는 대구를 본부로 두고, 칵테일, 와인, 커피, 제과제빵, 외식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구성원이 모인 전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음료 협회 기관으로서 다양한 활동과 음료 분야 후학 양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전통주 칵테일 경연 대회>는 우리나라 주류산업이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될 것 같습니다.
네. 한국 전통주를 세계화하고 또 그것을 관광상품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협회에서는 전통주 칵테일경연대회를 열고, 참가 우승자를 세계무대에 보내고, 전통주를 이용한 칵테일을 통해 우리의 맛과 향을 알리며,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전통주를 칵테일화 한 관광상품을 선보이기도 하죠.
음료가 관광상품이 될 수도 있나요?
물론이죠. 옛날에는 쿠바에 가서 사찰이나 해변을 관광했다면 요즘에는 아바나 도심 속 아메리칸 올드 바에 가서 헤밍웨이가 즐겨 마신 ‘모히토’와, 쿠바가 오랜 스페인 식민지로부터 해방되면서 그 기쁨을 기리며 만든 ‘쿠바 리브레’ 한 잔을 마시며 그 인증샷을 SNS에 올리는 풍경이 더 자연스러워졌어요. 이처럼 쿠바의 모히토, 프랑스의 와인처럼 우리나라의 막걸리와 전통주도 충분히 관광상품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모히토처럼 전통주를 이용한 관광상품이 있나요?
네. 몇 년 전에 제가 지역 특산주를 이용해 개발한 칵테일이 현재 관광상품으로 활용 중입니다. 안동의 전통주와 가양주를 이용한 안동의 스토리가 있는 칵테일, 청송의 특산물인 사과로 만든 ‘아락주' 칵테일 6종과 영주의 특산물인 풍기인삼 엑기스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 7종이었는데, 소수서원, 부석사와 같은 관광명소의 이름을 따 칵테일 이름을 짓고 거기에 얽힌 이야기를 해주면서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 패키지를 제공하도록 제안했어요. 또한 대구 칠성시장 야시장에 오면 맛볼 수 있는 대구 칠성시장 야시장의 스토리가 있는 칵테일 신메뉴를 개발 중이며 곧 선보일 예정입니다.
칵테일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면 여행에서 더 특별한 추억이 되겠네요.
그렇죠. 칵테일은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체험 관광상품으로 참 좋아요. 칵테일을 그냥 마시기만 해도 그 이름에 얽힌 역사 이야기를 함께 들으면 칵테일이 더욱더 매력적으로 느껴질 텐데, 직접 만들어 보면 훨씬 더 추억이 될 거예요. 이런 체험 관광을 하고 나면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되고 더욱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으며, 재방문율도 높아지겠죠. 그래서 특산주로 그 지역의 스토리를 담은 칵테일을 만들고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더 활발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럼주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 ‘모히토(Mojito)’는 서인도 제도에 위치한 ‘쿠바(Cuba)’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이다. ‘쿠바에서 꼭 맛봐야 하는 술’을 넘어, 이제 세계 어디에서 맛봐도 ‘쿠바를 꼭 한번 가보고 싶게 만드는 술'이 되어버린 모히토.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이 칵테일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계기는 바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가 쿠바에서 모히토를 마시며 「노인과 바다」를 집필했다고 알려지면서부터다. 이처럼 스토리텔링을 하는 관광상품은 더 잘 팔리기 마련이다. 우리나라에도 맛 좋고 몸에 좋은 전통주가 많이 있다. 이희수 회장은 안동의 전통주와 가양주, 영주의 인삼주, 청송의 사과 아락주 등 지역의 특산주를 이용한 칵테일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고 막걸리를 칵테일화하는 등 전통주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의 음주문화는 외국과 어떻게 다른지도 궁금하네요.
유럽은 독작 문화라고 해서 혼자 홀짝홀짝 마시고, 중국은 대작 문화라고 해서 “건배! 건배”하면서 잔을 부딪히며 마셔요. 우리나라에는 수작 문화가 있습니다. 술잔 돌릴 수(酬)에 부을 작(酌), 말 그대로 잔을 돌리며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마시는 문화로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존재하는 주법입니다. 술을 무작정 따르면 넘치고 술을 무작정 마시면 쉽게 취해버리죠. 그래서 꼭 따르는 이는 상대의 주량을 '짐작(斟酌)'해서 '참작(參酌)'해야만 하고, 마시는 이는 음주 전에 '작정(酌定)'하고 마셔야 합니다. 수작 문화는 단일민족이었던 우리 민족의 특성이 반영된 주법이었는데, 여럿이서 흥을 돋우는 문화로 진화하다가 오늘날에는 변질되어 직장에서 많이 볼 수 있는 1, 2, 3차 문화를 낳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요즘에는 서서히 트렌드가 건전한 음주문화로 조금씩 바뀌고 있는 추세입니다. 혼술 문화, 저도주를 선호하는 문화, 1차에 끝내는 문화 이렇게요. 그래서 건배사도 119로 합니다. 119는 1가지 술로, 1차까지만 하고, 9시 전에 집에 가자. 란 뜻입니다.
혼술 문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술은 혼자 마시는 것보다는 함께 마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술자리에서는 상대와 대화를 나누면서 새로운 정보를 캐치 하기도 하고 은연중에 그 스트레스도 해소되죠. 또 아무런 대화도 없이 술 자체에 집중하거나, 말려줄 상대도 자제력도 없다면 자칫 알코올중독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에 혼술보다는 함께 하는 술자리가 정신 건강에도 더 좋습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술의 매력이란 무엇인가요?
과도한 음주는 건강에 좋지 않겠지만, 술은 인간관계를 이어주는 가교이자 삶의 활력소라고 생각해요. 술을 마시면 누구나 진솔해지고 술잔을 앞에 놓고 사람을 만나다 보면 더 쉽게 친해질 수 있죠. 저 또한 술자리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또, 그중에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인연을 잘 이어가고 있어요. 그리고 술잔 앞에서 나눈 대화로 진리를 깨우칠 때도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항상 술잔 속에 인생의 진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술 마실 때 지켜야 할 에티켓에 대해서 몇 가지만 말씀해 주세요.
술의 역사는 곧 인류의 역사라고 할 만큼 술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 인류의 오랜 벗이며, 인간이 최초로 마신 술은 과실주 바로 포도주입니다. 그래서 항상 술을 마실 때는 포도주 세 글자를 떠올리세요. “포-포용력 있게, 도-도량 있게, 주-주량대로 권하는 것” 그것이 바로 상대를 배려하는 최고의 술자리 에티켓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술을 잘 먹는다’고 하는 것은 술을 많이 마시는 게 아니라, 주량이 소주 한 잔일지라도 술자리의 분위기를 흩트리지 않고 화기애애하게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술의 종류와 양에 상관없이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술자리의 ‘적반하장’이란 말이 있습니다. “적당한 반주는 하느님도 장려한다.”
진행 손시현 / 정리 에스카사 편집부
영화 007 속 마티니, 헤밍웨이가 사랑한 모히토, 가수 이글스의 노래 제목이기도 한 테킬라 선라이즈. 우리가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 술 이름들은 모두 칵테일의 한 종류다. 칵테일은 여러 종류의 양주를 베이스로 해 각종 음료, 과즙, 향료, 색소 등을 넣어 재탄생한 술로, 저마다 독특한 맛과 빛깔을 띤다.
여러 가지 재료가 혼합되어 또 하나의 꽃으로 피어나는 칵테일처럼 대한칵테일조주협회 이희수 회장의 행보 역시 칵테일과 닮아있다. 그는 20대에 칵테일의 매력에 빠져 새하얀 셔츠를 입은 바텐더가 되었다. 여기에 경영자의 행보를 섞고, 칵테일과 와인에 대한 심도 있는 지식을 석·박사 과정으로 더한 후, 4년간 <매일신문>, <우먼라이프> 등에 각종 술에 관련한 칼럼을 연재했다. 현재 그는 대구한의대학교 호텔관광학전공 교수로서 강단에 서며, 대한칵테일조주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한국의 전통주를 칵테일로 재탄생시켜 세계에 알리고 있는 그의 행보는 기존의 술에 새로운 재료를 더해 탄생되는 칵테일과 상당히 닮아있다.
칵테일뿐만 아니라 맥주, 와인 등 다양한 술에 관련된 칼럼을 쓰셨네요.
음료(Beverage)는 논 알코올음료와 알코올음료로 나눌 수 있어요. 논 알코올 음료는 대표적으로 콜라와 같은 청량음료, 우유와 주스류의 영양음료, 커피를 비롯한 차 종류의 기호음료가 있고, 알코올음료는 양조주, 증류주, 혼성주로 나뉘는데 조금 더 세부적으로 보면 양조주에는 와인, 맥주, 막걸리 같은 발효주가 있어요. 이 양조주를 한 번 더 증류해 소주, 위스키, 진, 보드카, 럼, 테킬라, 브랜디와 같은 증류주가 되죠. 그리고 이것들을 혼합해서 만든 믹스드 드링크를 바로 ‘칵테일’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칵테일이 다양한 술과 식재료를 섞어 만들어진 술인 만큼, 저도 다양한 술에 대한 공부를 해야 했죠. 그래서 석사학위는 칵테일로, 박사학위는 와인으로 학위를 받고 칼럼을 연재했습니다.
대한칵테일조주협회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나요?
대구광역시, 경상북도와 연계하여 매년 전국 규모의 페스티벌과 박람회, 전시회 기간 전국 경연 대회를 개최합니다. 대표적인 축제로는 대구치맥페스티벌의 <맥주 창작 칵테일 바텐더 챔피언십> 그리고 동성로 축제의 <뷰티칵테일 국가대표 바텐더 선발전>이 있어요. 그리고 대구음식관광박람회 때 <전통주 칵테일 경연 대회>, <와인소믈리에 경연 대회>, 커피박람회 때 <커피 칵테일 경연 대회>, 경북식품박람회 기간 <전통주칵테일 경연 대회>를 개최하며 이외에도 지역 축제와 함께하는 막걸리 칵테일 무료 시음 행사와 같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대회를 통해서 참가 학생들에게 무대 경험을 통한 현장 실무능력을 키워 현장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배출하고, 일반인들에게 경력개발에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또 대한칵테일조주협회의 많은 구성원들이 대한민국의 음료 산업 발전을 위해 NCS(국가직무능력표준) 식음료 서비스 분야(바텐더, 소믈리에, 바리스타)에서 교육 및 자격 관련 개선 작업 등 많은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1998년부터 시작된 대한칵테일조주협회는 대구를 본부로 두고, 칵테일, 와인, 커피, 제과제빵, 외식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구성원이 모인 전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음료 협회 기관으로서 다양한 활동과 음료 분야 후학 양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전통주 칵테일 경연 대회>는 우리나라 주류산업이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될 것 같습니다.
네. 한국 전통주를 세계화하고 또 그것을 관광상품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협회에서는 전통주 칵테일경연대회를 열고, 참가 우승자를 세계무대에 보내고, 전통주를 이용한 칵테일을 통해 우리의 맛과 향을 알리며,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전통주를 칵테일화 한 관광상품을 선보이기도 하죠.
음료가 관광상품이 될 수도 있나요?
물론이죠. 옛날에는 쿠바에 가서 사찰이나 해변을 관광했다면 요즘에는 아바나 도심 속 아메리칸 올드 바에 가서 헤밍웨이가 즐겨 마신 ‘모히토’와, 쿠바가 오랜 스페인 식민지로부터 해방되면서 그 기쁨을 기리며 만든 ‘쿠바 리브레’ 한 잔을 마시며 그 인증샷을 SNS에 올리는 풍경이 더 자연스러워졌어요. 이처럼 쿠바의 모히토, 프랑스의 와인처럼 우리나라의 막걸리와 전통주도 충분히 관광상품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모히토처럼 전통주를 이용한 관광상품이 있나요?
네. 몇 년 전에 제가 지역 특산주를 이용해 개발한 칵테일이 현재 관광상품으로 활용 중입니다. 안동의 전통주와 가양주를 이용한 안동의 스토리가 있는 칵테일, 청송의 특산물인 사과로 만든 ‘아락주' 칵테일 6종과 영주의 특산물인 풍기인삼 엑기스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 7종이었는데, 소수서원, 부석사와 같은 관광명소의 이름을 따 칵테일 이름을 짓고 거기에 얽힌 이야기를 해주면서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 패키지를 제공하도록 제안했어요. 또한 대구 칠성시장 야시장에 오면 맛볼 수 있는 대구 칠성시장 야시장의 스토리가 있는 칵테일 신메뉴를 개발 중이며 곧 선보일 예정입니다.
칵테일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면 여행에서 더 특별한 추억이 되겠네요.
그렇죠. 칵테일은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체험 관광상품으로 참 좋아요. 칵테일을 그냥 마시기만 해도 그 이름에 얽힌 역사 이야기를 함께 들으면 칵테일이 더욱더 매력적으로 느껴질 텐데, 직접 만들어 보면 훨씬 더 추억이 될 거예요. 이런 체험 관광을 하고 나면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되고 더욱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으며, 재방문율도 높아지겠죠. 그래서 특산주로 그 지역의 스토리를 담은 칵테일을 만들고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더 활발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럼주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 ‘모히토(Mojito)’는 서인도 제도에 위치한 ‘쿠바(Cuba)’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이다. ‘쿠바에서 꼭 맛봐야 하는 술’을 넘어, 이제 세계 어디에서 맛봐도 ‘쿠바를 꼭 한번 가보고 싶게 만드는 술'이 되어버린 모히토.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이 칵테일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계기는 바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가 쿠바에서 모히토를 마시며 「노인과 바다」를 집필했다고 알려지면서부터다. 이처럼 스토리텔링을 하는 관광상품은 더 잘 팔리기 마련이다. 우리나라에도 맛 좋고 몸에 좋은 전통주가 많이 있다. 이희수 회장은 안동의 전통주와 가양주, 영주의 인삼주, 청송의 사과 아락주 등 지역의 특산주를 이용한 칵테일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고 막걸리를 칵테일화하는 등 전통주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의 음주문화는 외국과 어떻게 다른지도 궁금하네요.
유럽은 독작 문화라고 해서 혼자 홀짝홀짝 마시고, 중국은 대작 문화라고 해서 “건배! 건배”하면서 잔을 부딪히며 마셔요. 우리나라에는 수작 문화가 있습니다. 술잔 돌릴 수(酬)에 부을 작(酌), 말 그대로 잔을 돌리며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마시는 문화로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존재하는 주법입니다. 술을 무작정 따르면 넘치고 술을 무작정 마시면 쉽게 취해버리죠. 그래서 꼭 따르는 이는 상대의 주량을 '짐작(斟酌)'해서 '참작(參酌)'해야만 하고, 마시는 이는 음주 전에 '작정(酌定)'하고 마셔야 합니다. 수작 문화는 단일민족이었던 우리 민족의 특성이 반영된 주법이었는데, 여럿이서 흥을 돋우는 문화로 진화하다가 오늘날에는 변질되어 직장에서 많이 볼 수 있는 1, 2, 3차 문화를 낳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요즘에는 서서히 트렌드가 건전한 음주문화로 조금씩 바뀌고 있는 추세입니다. 혼술 문화, 저도주를 선호하는 문화, 1차에 끝내는 문화 이렇게요. 그래서 건배사도 119로 합니다. 119는 1가지 술로, 1차까지만 하고, 9시 전에 집에 가자. 란 뜻입니다.
혼술 문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술은 혼자 마시는 것보다는 함께 마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술자리에서는 상대와 대화를 나누면서 새로운 정보를 캐치 하기도 하고 은연중에 그 스트레스도 해소되죠. 또 아무런 대화도 없이 술 자체에 집중하거나, 말려줄 상대도 자제력도 없다면 자칫 알코올중독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에 혼술보다는 함께 하는 술자리가 정신 건강에도 더 좋습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술의 매력이란 무엇인가요?
과도한 음주는 건강에 좋지 않겠지만, 술은 인간관계를 이어주는 가교이자 삶의 활력소라고 생각해요. 술을 마시면 누구나 진솔해지고 술잔을 앞에 놓고 사람을 만나다 보면 더 쉽게 친해질 수 있죠. 저 또한 술자리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또, 그중에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인연을 잘 이어가고 있어요. 그리고 술잔 앞에서 나눈 대화로 진리를 깨우칠 때도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항상 술잔 속에 인생의 진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술 마실 때 지켜야 할 에티켓에 대해서 몇 가지만 말씀해 주세요.
술의 역사는 곧 인류의 역사라고 할 만큼 술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 인류의 오랜 벗이며, 인간이 최초로 마신 술은 과실주 바로 포도주입니다. 그래서 항상 술을 마실 때는 포도주 세 글자를 떠올리세요. “포-포용력 있게, 도-도량 있게, 주-주량대로 권하는 것” 그것이 바로 상대를 배려하는 최고의 술자리 에티켓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술을 잘 먹는다’고 하는 것은 술을 많이 마시는 게 아니라, 주량이 소주 한 잔일지라도 술자리의 분위기를 흩트리지 않고 화기애애하게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술의 종류와 양에 상관없이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술자리의 ‘적반하장’이란 말이 있습니다. “적당한 반주는 하느님도 장려한다.”
진행 손시현 / 정리 에스카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