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계절, 70년의 역사 속으로 걷는 가을 산책
'2018 대구 국제 오페라 축제'
(사진출처=123rf)
여느 해와 달리, 매해 10월에 열리던 <대구 국제오페라축제>가 올해는 한 달여 앞당겨진 9월에 막을 올렸다. 축제의 큰 주제는 작년과 같은 ‘OPERA and HUMAN’이다. 여기에 ‘영원한 오페라, 꿈꾸는 사람’이라는 부제를 더해, 70년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 오페라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한다는 의미를 전한다. 종합예술의 꽃, 오페라가 안겨주는 풍성한 가을을 양팔 벌려 맞이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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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123rf)
개막작 <돈 카를로>
이탈리아 오페라의 전성기를 이룬 베르디의 중기 최고 걸작이자 심리극이다. 16세기, 무적함대를 이끌고 스페인의 전성시대를 열었던 필리포 2세와 그의 아들 돈 카를로를 포함한 실존 인물들의 삶과 사랑,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다섯 주인공 사이의 엇갈린 사랑과 배신, 오해와 비극을 치밀하게 그려냈다. 또한, 진정한 ‘아리아의 성찬’을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다섯 명이 모두 한 곡 이상의 완전한 아리아를 선보인다.
(사진출처=123rf)
창작 오페라 <윤심덕, 사의 찬미>
<윤심덕, 사의 찬미>는 영남오페라단과 대구 오페라하우스 합작 공연이다.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은 서른이라는 젊은 나이에 연인 김우진과 함께 바다에 투신해 생을 마감했다. 그녀의 짧은 삶과 일제강점기 억압된 사회에서 나라와 예술에 헌신한 홍난파, 홍해성, 채동선 등 인물들의 이야기가 그녀의 대표곡 ‘사의 찬미’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작품. 독립운동자금 모금을 위한 대구 순회공연 장면 등 근대 대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소프라노 이화영, 조지영이 윤심덕 역을 맡았으며, 김우진 역에 테너 김동원, 노성훈, 홍난파 역에 바리톤 노운병, 구본광 등 지역을 대표하는 성악가들이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작곡은 진영민 경북대 교수, 연출은 극단 한울림의 정철원 대표가 맡았다.
(사진출처=123rf)
경쾌한 왈츠! 오페레타의 결정판 <유쾌한 미망인>
오페레타는 오페라와 비슷하지만, 낭만적이고 재미있는 줄거리, 대사가 많고 화려한 춤이 등장하여 오락성이 강하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20세기 초반 오페레타는 미국으로 건너가 초창기 뮤지컬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하르의 <유쾌한 미망인> 역시 프랑스 안의 가상국가인 폰테베드로를 배경으로 옛 연인 다닐로 그리고 부유한 미망인 한나와 그녀에게 청혼하는 남자들 사이의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경쾌한 왈츠가 극 전반을 장악하며, 아리아 '빌랴의 노래'는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중창 '입술은 침묵하고'는 사랑스럽고 관현악의 다채로운 선율 역시 매력 포인트.
(사진출처=123rf)
대한민국 오페라의 시작 <라 트라비아타>
1948년 <춘희>라는 이름으로 막을 올린 <라 트라비아타>는 대한민국 오페라의 시작을 알린 작품이자,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무대에 오르는 베르디 최고의 인기작이다. <라 트라비아타>는 향락과 유흥에 젖어 살던 사교계의 꽃 ‘비올레타’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진정한 사랑과 연인을 위한 자기희생을 담고 있는 비극이지만, ‘축배의 노래’, ‘언제나 자유롭게’ 등 유명 아리아로 여전히 변함없는 사랑을 받는 오페라로 굳건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휘는 중국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를 이끄는 리 신차오, 이탈리아 연출가 스테파니아 파니기니가 연출을 맡았다. 비올레타 역에는 소프라노 이윤경과 이윤정, 알프레도 역은 테너 김동녘과 이상준, 제르몽 역은 바리톤 김동섭과 김만수가 맡았다.
(사진출처=123rf)
대구 전 지역에서 만나는 창작 오페라 <놀부전>, <빼앗긴 들에도>
대구 국제오페라축제에서는 해마다 <윤심덕, 사의 찬미>와 같은 창작 오페라를 만날 수 있다. 또 다른 창작 오페라 <놀부전>과 <빼앗긴 들에도>가 올해 대구 오페라하우스 별관 소극장인 카메라타와 함께 북구 어울아트센터, 달서구의 웃는얼굴아트센터 등 대구 전지역에서 즐길 수 있다. 특히 <빼앗긴 들에도>의 경우,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이상화를 소재로 한 창작 오페라로서 10월 16일과 17일, 대구 중구의 이상화 고택에서 공연이 펼쳐지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모두를 위한 축제, 함께하는 오페라
9월 7일, 수성못 야외무대에서 대구 국제오페라축제의 막이 올랐다. 코리안팝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소프라노 조지영, 테너 하석배, 바리톤 이인철, 색소폰 박병기 등 최고의 음악가가 함께한 <미리 보는 오페라 수상음악회>는 유명 오페라 아리아는 물론 영화음악과 대중가요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시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이번 대구 국제오페라축제에서 시민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 중 가장 주목할 것은 ‘광장 오페라’다. 오는 10월 13일 롯데아울렛 이시아폴리스에서 펼쳐질 예정인 광장 오페라는 오페라<라 보엠> 2막의 배경이 되는 ‘모무스 카페’를 실제 광장에 재현하여 마치 관객들이 작품 속으로 들어온 듯한 기분으로 오페라를 즐길 수 있다.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할 폐막콘서트와 오페라 대상 시상식은 10월 21일 일요일 오후 5시,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다. 베로나 오페라페스티벌의 프리마돈나 소프라노 임세경이 폐막콘서트를 준비 중이다. 해마다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는 이 축제는 이제 대구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지역의 축제를 넘어서 전 세계적인 유럽의 오페라축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그날이 그리 멀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STORY212 손시현 기자
editor.story212@gmail.com
오페라의 계절, 70년의 역사 속으로 걷는 가을 산책
'2018 대구 국제 오페라 축제'
(사진출처=123rf)
여느 해와 달리, 매해 10월에 열리던 <대구 국제오페라축제>가 올해는 한 달여 앞당겨진 9월에 막을 올렸다. 축제의 큰 주제는 작년과 같은 ‘OPERA and HUMAN’이다. 여기에 ‘영원한 오페라, 꿈꾸는 사람’이라는 부제를 더해, 70년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 오페라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한다는 의미를 전한다. 종합예술의 꽃, 오페라가 안겨주는 풍성한 가을을 양팔 벌려 맞이해보자.
2018 대구 국제오페라축제 자세히 들여다보기
(사진출처=123rf)
개막작 <돈 카를로>
이탈리아 오페라의 전성기를 이룬 베르디의 중기 최고 걸작이자 심리극이다. 16세기, 무적함대를 이끌고 스페인의 전성시대를 열었던 필리포 2세와 그의 아들 돈 카를로를 포함한 실존 인물들의 삶과 사랑,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다섯 주인공 사이의 엇갈린 사랑과 배신, 오해와 비극을 치밀하게 그려냈다. 또한, 진정한 ‘아리아의 성찬’을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다섯 명이 모두 한 곡 이상의 완전한 아리아를 선보인다.
(사진출처=123rf)
창작 오페라 <윤심덕, 사의 찬미>
<윤심덕, 사의 찬미>는 영남오페라단과 대구 오페라하우스 합작 공연이다.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은 서른이라는 젊은 나이에 연인 김우진과 함께 바다에 투신해 생을 마감했다. 그녀의 짧은 삶과 일제강점기 억압된 사회에서 나라와 예술에 헌신한 홍난파, 홍해성, 채동선 등 인물들의 이야기가 그녀의 대표곡 ‘사의 찬미’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작품. 독립운동자금 모금을 위한 대구 순회공연 장면 등 근대 대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소프라노 이화영, 조지영이 윤심덕 역을 맡았으며, 김우진 역에 테너 김동원, 노성훈, 홍난파 역에 바리톤 노운병, 구본광 등 지역을 대표하는 성악가들이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작곡은 진영민 경북대 교수, 연출은 극단 한울림의 정철원 대표가 맡았다.
(사진출처=123rf)
경쾌한 왈츠! 오페레타의 결정판 <유쾌한 미망인>
오페레타는 오페라와 비슷하지만, 낭만적이고 재미있는 줄거리, 대사가 많고 화려한 춤이 등장하여 오락성이 강하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20세기 초반 오페레타는 미국으로 건너가 초창기 뮤지컬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하르의 <유쾌한 미망인> 역시 프랑스 안의 가상국가인 폰테베드로를 배경으로 옛 연인 다닐로 그리고 부유한 미망인 한나와 그녀에게 청혼하는 남자들 사이의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경쾌한 왈츠가 극 전반을 장악하며, 아리아 '빌랴의 노래'는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중창 '입술은 침묵하고'는 사랑스럽고 관현악의 다채로운 선율 역시 매력 포인트.
(사진출처=123rf)
대한민국 오페라의 시작 <라 트라비아타>
1948년 <춘희>라는 이름으로 막을 올린 <라 트라비아타>는 대한민국 오페라의 시작을 알린 작품이자,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무대에 오르는 베르디 최고의 인기작이다. <라 트라비아타>는 향락과 유흥에 젖어 살던 사교계의 꽃 ‘비올레타’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진정한 사랑과 연인을 위한 자기희생을 담고 있는 비극이지만, ‘축배의 노래’, ‘언제나 자유롭게’ 등 유명 아리아로 여전히 변함없는 사랑을 받는 오페라로 굳건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휘는 중국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를 이끄는 리 신차오, 이탈리아 연출가 스테파니아 파니기니가 연출을 맡았다. 비올레타 역에는 소프라노 이윤경과 이윤정, 알프레도 역은 테너 김동녘과 이상준, 제르몽 역은 바리톤 김동섭과 김만수가 맡았다.
(사진출처=123rf)
대구 전 지역에서 만나는 창작 오페라 <놀부전>, <빼앗긴 들에도>
대구 국제오페라축제에서는 해마다 <윤심덕, 사의 찬미>와 같은 창작 오페라를 만날 수 있다. 또 다른 창작 오페라 <놀부전>과 <빼앗긴 들에도>가 올해 대구 오페라하우스 별관 소극장인 카메라타와 함께 북구 어울아트센터, 달서구의 웃는얼굴아트센터 등 대구 전지역에서 즐길 수 있다. 특히 <빼앗긴 들에도>의 경우,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이상화를 소재로 한 창작 오페라로서 10월 16일과 17일, 대구 중구의 이상화 고택에서 공연이 펼쳐지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모두를 위한 축제, 함께하는 오페라
9월 7일, 수성못 야외무대에서 대구 국제오페라축제의 막이 올랐다. 코리안팝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소프라노 조지영, 테너 하석배, 바리톤 이인철, 색소폰 박병기 등 최고의 음악가가 함께한 <미리 보는 오페라 수상음악회>는 유명 오페라 아리아는 물론 영화음악과 대중가요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시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이번 대구 국제오페라축제에서 시민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 중 가장 주목할 것은 ‘광장 오페라’다. 오는 10월 13일 롯데아울렛 이시아폴리스에서 펼쳐질 예정인 광장 오페라는 오페라<라 보엠> 2막의 배경이 되는 ‘모무스 카페’를 실제 광장에 재현하여 마치 관객들이 작품 속으로 들어온 듯한 기분으로 오페라를 즐길 수 있다.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할 폐막콘서트와 오페라 대상 시상식은 10월 21일 일요일 오후 5시,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다. 베로나 오페라페스티벌의 프리마돈나 소프라노 임세경이 폐막콘서트를 준비 중이다. 해마다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는 이 축제는 이제 대구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지역의 축제를 넘어서 전 세계적인 유럽의 오페라축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그날이 그리 멀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STORY212 손시현 기자
editor.story21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