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찻집, 경인미술관에서 만나는 역사 속 인물 박영효

전통찻집, 경인미술관에서 만나는 역사 속 인물  박영효


(사진출처=123rf)

서울, 인사동을 걷다 보면 도심 한가운데 고즈넉이 자리 잡은 전통찻집을 발견할 수 있다. 한문으로 경인미술관이라 적혀 있는 대문을 들어서면 조선 시대의 아름다운 집과 정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름다운 이 전통찻집은 조선 말기 철종의 사위이자 노론 쪽 양반 권세가의 아들이었던 박영효의 집을 미술관이 있는 전통찻집으로 개조한 곳이다. 이곳은 당시 권세가다운 2천여 평이나 되는 넓은 집이었지만 갑신정변 당시 불에 타서 없어졌다고 한다.

(사진출처=123rf)

갑신정변(甲申政變)은 조선 말기에서 대한제국으로 이어지는 갑신년(1884년)에 일어난 정치투쟁을 가리키는 말로, 친일파였던 개화파가 쿠데타를 일으켜 3일 동안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3일 천하’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일을 주도한 김옥균 등의 개화파는 일본의 선진문물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던 이들이었다. 개화파는 일본공사관에 있던 경찰 150명과 3백만 엔을 지원받기로 약속을 받고 정권을 잡았다. 


1894년 일본의 재정 총액이 8,000만 엔이었고, 조선의 재정 총액은 300만~500만 엔의 수준으로 개화파가 일본에게 약속받은 300엔은 조선 전체를 움직일수 있는 큰돈이었다. 개화파는 친청 파였던 대신들에게 고종이 부른다는 거짓 전갈을 보내 궁궐로 불러들여 숙청한 후, 친일파로 구성된 개화파의 인물들로 새로운 정부를 구성해 정권을 장악한다. 


그러나 개화파는 집권 3일 만에 청나라에서 급파된 1,500여 명의 군대에 패배해정권을 빼앗기고 만다. 이러한 3일 천하 갑신정변을 주도한 김옥균 박영효 서광범 서재필 등 9명은 일본으로 망명했지만, 국내에 남은 개화파는 고종의 명에 의해 모두 색출되어 피살되고 말았다.


경인미술관 전통찻집의 원래 주인이었던 박영효는 1920년 동아일보 사장, 1926년 중추원 의장, 1932년 일본 귀족의원, 1939년 중 추원 부의장을 지냈다. 중추원은 일제가 대한제국을 강제 점령한 시기에 조선을 다스리기 위해 설치했던 조선총독부의 자문기관 역할을 하던 곳을 가리키는 말로, 당시 일본으로부터 작위를 받은 조선인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청일전쟁이 끝나고 대한제국을 일본군이 점령하게 되자 이들은 다시 대한제국으로 돌아와 일본이 구성한 정부의 요직에 앉아 국정 운영에 참여하기도 했다.


(사진출처=매일그리는남자)


12월 4일, 1884년 / 갑신정변 발발

1884년 12월 4일 조선 말기 일본의 도움을 받아 조선을 개혁하려고 김옥균, 박영효, 홍영식, 서광범, 서재필 등 개화당이 우정국 낙성식 축하연을 기회로 갑신정변을 일으켰다. 그러나 청군의 무력개입으로 정변은 실패하고 개화파는 일본으로 망명했다. 오랫동안 꿈꿔 온 자주독립과 근대국가 실현이 거사 3일 만에 좌절된 것을 두고 사람들은 '3일 천하'라 불렀다. 김옥균은 10년 뒤 중국 상하이에서 수구파 자객 홍종우가 쏜 3발의 총탄을 맞고 절명했다.

(사진출처=123rf)

박영효는 현재 한국에서 사용하는 태극기의 원형을 처음 제작한 사람이다. 

박영효가 고종의 명을 받아 제작한 태극기에는 동양철학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역경(또는 주역) 철학이 담겨있다. 태극기의 가운데 빨간색과 파란색이 있는 태극을 중심으로 모서리 네 부분에 건곤감리 네개의 괘를 배치했다. 동양철학의 기본 사상인역경에서는 우주는 원래 음과 양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모든 사물은 이 음과 양의 조화로 생겨났다고 본다. 


그렇게 음과 양이 같이 존재하는 상태를 태극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태극을 그려넣은 국기라고 해서 ‘태극기’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 태극기 가운데 원 안에 있는 태극 안의 빨간색은 양, 파란색은 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네모서리에 있는 네 개의 그림(괘)은 하늘(건), 땅(곤), 물(감), 불(리)을 의미하며 태극기의 바탕색인 흰색은 밝음과 평화를 상징한다. 곧 태극기에는 우리 조상들이 바라보았던 우주에 대한 철학이 담겨 있는 것이다.


과거와 현대가 멋스럽게 어울려 있는 인사동 경인미술관에 들러 한국의 아름다운 전통가옥에 앉아 차 한 잔 마시면서 그림도 감상하는 멋과 여유를 느끼며, 우리 조상이 태극기에 담아 놓은 동양철학의 우주관을 잠시라도 생각해 본다면 참으로 의미가 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


글 Billgates Lee_Mom&i Global Reporter

정리 에스카사 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