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STORY 빛을 그리는 작가 ‘김윤경'
천국으로 통하는 문이 있다면 바로 이곳일까? 그녀의 작업실에 들어서자, 눈부신 작품들이 창문 하나 없는 그곳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김윤경 작가는 흰색의 단면에서 너울대는 미색을 집어내어 회화, 오브제, 설치 등 다양한 형식으로 자신만의 색채와 빛을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색으로 빛을 그리는 작가, 김윤경 그녀의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히 들어보자.
(출처:본사취재)
작품활동을 하실 때, 주로 영감은 어디서 받으시나요?
저는 한창 16~17세기 북유럽 Vantias화가들의 작품에 영감을 받았어요. 그들이 즐겨 그렸던 정물 속에는 삶과 죽음을 환기하는 기물들이 있어요. 해골, 시들어가는 꽃, 시간의 흐름을 상징하는 시계와 같은 것이요. 이러한 것들은 마치 인생의 덧없음을 표현하는 듯해요. 그 그림 속 기물들을 그대로 재현한 설치미술 활동을 하는 등 저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는 일상 속 곳곳에서도 영감을 받아요. 아파트 단지에 버려진 식기 하나부터 폐기물 더미에서 찾아낸 큰 장식장처럼 길거리에 버려진 물건에서도 영감을 받고, 소재로 사용하기도 해요.
(출처:본사취재)
초기작에 최근작까지 작품 스타일의 변화가 느껴지는데, 그 과정을 설명 해주세요.
초기에는 묵주를 소재로 한 그림을 주로 그렸어요. 그러다 유학 시절 교수님들께서 다른 기물을 섞어 조금 더 재미있게 구성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하시더라고요. 그 후로 관심을 끌게 된 기물이 해골, 석고 같은 흰색 오브제였어요. 흰색 물건들을 계속 사 모으게 되고, 버려진 물건에 새하얀 칠을 하는 작업을 하기도 했어요. 작년에는 그렇게 완성된 기물들과 사 모은 흰색 오브제들로 설치 미술 작품을 전시했어요.
‘2016 유리상자 -아트스타’의 ‘하얀방展’이라는 박보정 작가와의 콜라보레이션 전시였죠. 그림을 그릴 때도 언제부턴가 흰색에 가까운 미색을 주로 사용했어요. 하얀색 기물을 관찰하면서 느끼는 미묘한 색깔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또 따르게 선명한 색을 다루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지난 7월에는 범어 아트스트리트에서 형광 색으로 칠한 오브제들로 구성한 설치 미술 작품을 선보였어요. 올해 갑자기 작품에 색을 많이 쓰게 되면서 심경의 변화가 있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웃음) 갑자기 변한 것처럼 보이지만, 늘 해보고 싶었던 작업이었어요. 주제도 더 편하고 일상적인 것으로 바뀌고 있죠.
(출처:본사취재)
작가님께 흰색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색깔에 대한 저마다의 느낌이 있죠. 저한테 흰색은 숭고하고 종교적인 느낌의 색이에요. 그리고 버려진 기물에 흰색을 칠하다 보면, 그 물건들이 지녔던 시간의 흔적을 지우고 순수한 상태로 되돌려 놓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하얀 오브제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미묘한 차이를 드러내며 너울대는 세상의 모든 색채가 느껴지죠. 빛이 가지고 오는 모든 색을 담아내는 것이 바로 흰색이라고 생각해요. 지난 3월에는 흰색의 미묘한 변화를 끌어낸 여러 작품으로 개인전 ‘흰색의 단면들 展’을 진행했어요.
(출처:본사취재)
페인팅과는 또 다른 설치 미술만의 매력은 어떤 것인가요?
페인팅은 공간의 제약이 없지만, 설치는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것을 다 표현해내야 해요. 반대로 설치는 시간과 장소에 제약이 있지만, 관객들과 교감을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죠. 유학 시절 저는 혼자 밥 먹을 때가 많았어요. 그때마다 중국식 패스트푸드점을 찾았죠. 그곳에서는 항상 음식과 함께 포춘쿠키를 줬는데, 쿠키 속의 한 줄짜리 메시지들이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되더라고요. 거기서 모티브를 얻어 관객들이 프린트 쪽지를 하나씩 뽑아갈 수 있는 설치 작품을 했어요. 관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설치미술에 대한 매력을 느꼈어요.
작품활동을 비롯해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나요?
저는 쉬지 않고 꾸준히 개인전을 열고 있는 편이에요. 주로 일반 상업 갤러리가 아닌 대구 문화 예술 회관, 범어 도서관과 같은 일반인들이 보러 오기 쉬운 공간에 전시를 많이 했어요. 이처럼 계속해서 대중과 더 가까운 곳에서 예술로 소통하고 싶어요.
또 작품활동과 함께 미술 번역을 하고 있어요. 예술 잡지 브라켓 매거진 ([B]racket magazine)에서 번역을 담당하고 있고, 최근에는 매년 해외 작가들이 대거 참가하는 ‘강정 대구 현대미술제’에서 통·번역을 담당 했어요. 또 그림을 배우고 싶어 하는 취미 생 분들을 가르치는 일을 해요. 수강생 중에 외국인 친구들이 꽤 있는 편이라, 제 일상에서 미술만큼이나 영어도 떼려야 뗄 수 없게 됐어요. (웃음)
(출처:본사취재)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은?
얼마 전 영천의 ‘YB리스트’와 대구의 ‘B커뮤니케이션’ 작가 약 30명이 모여 합동 전시회를 열었어요. 그때 제가 외국인 작가들을 섭외하고 그분들의 작업에 대해서 소논문을 썼어요. 그 일이 너무 재미있어서 앞으로도 이런 방향으로 초점을 맞춰, 전시를 기획하고싶어요. 예를 들어 외국인 작가들과 대구 작가들을 모아 같은 주제로 콜라보 전시를 하거나, 해외 작가들을 대구에 초대해 전시를 열고 싶어요.
그에 앞서, 오는 10월에 제가 아티스트 런 스페이스(Artist-run space) 를 오픈하게 됐어요. 아티스트 런 스페이스는 작가의 작업실을 전시공간 으로 활용하거나, 다른 작가들을 위해 직접 전시회를 직접 기획, 운영하는 공간을 뜻해요. 제 작업실 ‘리알티(Realti)’에서 열리는 첫 전시 일정은 10월 13일부터 27일까지 안은지 작가의 개인전 ’화가의 방'이에요. 이런 전시가 작가나 기획자들만의 잔치로 끝나버리지 않고, 일반 대중들께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윤경 작가 전시일정 10월13일~27일
장소 : 아티스트 런 스페이스 ‘리알티(Realti)’
주소 : 대구 중구 동인동4가 211-4
www.realtiart.com
글 손시현
에스카사 편집부
ARTIST STORY 빛을 그리는 작가 ‘김윤경'
천국으로 통하는 문이 있다면 바로 이곳일까? 그녀의 작업실에 들어서자, 눈부신 작품들이 창문 하나 없는 그곳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김윤경 작가는 흰색의 단면에서 너울대는 미색을 집어내어 회화, 오브제, 설치 등 다양한 형식으로 자신만의 색채와 빛을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색으로 빛을 그리는 작가, 김윤경 그녀의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히 들어보자.
(출처:본사취재)
작품활동을 하실 때, 주로 영감은 어디서 받으시나요?
저는 한창 16~17세기 북유럽 Vantias화가들의 작품에 영감을 받았어요. 그들이 즐겨 그렸던 정물 속에는 삶과 죽음을 환기하는 기물들이 있어요. 해골, 시들어가는 꽃, 시간의 흐름을 상징하는 시계와 같은 것이요. 이러한 것들은 마치 인생의 덧없음을 표현하는 듯해요. 그 그림 속 기물들을 그대로 재현한 설치미술 활동을 하는 등 저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는 일상 속 곳곳에서도 영감을 받아요. 아파트 단지에 버려진 식기 하나부터 폐기물 더미에서 찾아낸 큰 장식장처럼 길거리에 버려진 물건에서도 영감을 받고, 소재로 사용하기도 해요.
(출처:본사취재)
초기작에 최근작까지 작품 스타일의 변화가 느껴지는데, 그 과정을 설명 해주세요.
초기에는 묵주를 소재로 한 그림을 주로 그렸어요. 그러다 유학 시절 교수님들께서 다른 기물을 섞어 조금 더 재미있게 구성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하시더라고요. 그 후로 관심을 끌게 된 기물이 해골, 석고 같은 흰색 오브제였어요. 흰색 물건들을 계속 사 모으게 되고, 버려진 물건에 새하얀 칠을 하는 작업을 하기도 했어요. 작년에는 그렇게 완성된 기물들과 사 모은 흰색 오브제들로 설치 미술 작품을 전시했어요.
‘2016 유리상자 -아트스타’의 ‘하얀방展’이라는 박보정 작가와의 콜라보레이션 전시였죠. 그림을 그릴 때도 언제부턴가 흰색에 가까운 미색을 주로 사용했어요. 하얀색 기물을 관찰하면서 느끼는 미묘한 색깔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또 따르게 선명한 색을 다루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지난 7월에는 범어 아트스트리트에서 형광 색으로 칠한 오브제들로 구성한 설치 미술 작품을 선보였어요. 올해 갑자기 작품에 색을 많이 쓰게 되면서 심경의 변화가 있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웃음) 갑자기 변한 것처럼 보이지만, 늘 해보고 싶었던 작업이었어요. 주제도 더 편하고 일상적인 것으로 바뀌고 있죠.
(출처:본사취재)
작가님께 흰색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색깔에 대한 저마다의 느낌이 있죠. 저한테 흰색은 숭고하고 종교적인 느낌의 색이에요. 그리고 버려진 기물에 흰색을 칠하다 보면, 그 물건들이 지녔던 시간의 흔적을 지우고 순수한 상태로 되돌려 놓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하얀 오브제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미묘한 차이를 드러내며 너울대는 세상의 모든 색채가 느껴지죠. 빛이 가지고 오는 모든 색을 담아내는 것이 바로 흰색이라고 생각해요. 지난 3월에는 흰색의 미묘한 변화를 끌어낸 여러 작품으로 개인전 ‘흰색의 단면들 展’을 진행했어요.
(출처:본사취재)
페인팅과는 또 다른 설치 미술만의 매력은 어떤 것인가요?
페인팅은 공간의 제약이 없지만, 설치는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것을 다 표현해내야 해요. 반대로 설치는 시간과 장소에 제약이 있지만, 관객들과 교감을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죠. 유학 시절 저는 혼자 밥 먹을 때가 많았어요. 그때마다 중국식 패스트푸드점을 찾았죠. 그곳에서는 항상 음식과 함께 포춘쿠키를 줬는데, 쿠키 속의 한 줄짜리 메시지들이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되더라고요. 거기서 모티브를 얻어 관객들이 프린트 쪽지를 하나씩 뽑아갈 수 있는 설치 작품을 했어요. 관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설치미술에 대한 매력을 느꼈어요.
작품활동을 비롯해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나요?
저는 쉬지 않고 꾸준히 개인전을 열고 있는 편이에요. 주로 일반 상업 갤러리가 아닌 대구 문화 예술 회관, 범어 도서관과 같은 일반인들이 보러 오기 쉬운 공간에 전시를 많이 했어요. 이처럼 계속해서 대중과 더 가까운 곳에서 예술로 소통하고 싶어요.
또 작품활동과 함께 미술 번역을 하고 있어요. 예술 잡지 브라켓 매거진 ([B]racket magazine)에서 번역을 담당하고 있고, 최근에는 매년 해외 작가들이 대거 참가하는 ‘강정 대구 현대미술제’에서 통·번역을 담당 했어요. 또 그림을 배우고 싶어 하는 취미 생 분들을 가르치는 일을 해요. 수강생 중에 외국인 친구들이 꽤 있는 편이라, 제 일상에서 미술만큼이나 영어도 떼려야 뗄 수 없게 됐어요. (웃음)
(출처:본사취재)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은?
얼마 전 영천의 ‘YB리스트’와 대구의 ‘B커뮤니케이션’ 작가 약 30명이 모여 합동 전시회를 열었어요. 그때 제가 외국인 작가들을 섭외하고 그분들의 작업에 대해서 소논문을 썼어요. 그 일이 너무 재미있어서 앞으로도 이런 방향으로 초점을 맞춰, 전시를 기획하고싶어요. 예를 들어 외국인 작가들과 대구 작가들을 모아 같은 주제로 콜라보 전시를 하거나, 해외 작가들을 대구에 초대해 전시를 열고 싶어요.
그에 앞서, 오는 10월에 제가 아티스트 런 스페이스(Artist-run space) 를 오픈하게 됐어요. 아티스트 런 스페이스는 작가의 작업실을 전시공간 으로 활용하거나, 다른 작가들을 위해 직접 전시회를 직접 기획, 운영하는 공간을 뜻해요. 제 작업실 ‘리알티(Realti)’에서 열리는 첫 전시 일정은 10월 13일부터 27일까지 안은지 작가의 개인전 ’화가의 방'이에요. 이런 전시가 작가나 기획자들만의 잔치로 끝나버리지 않고, 일반 대중들께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윤경 작가 전시일정 10월13일~27일
장소 : 아티스트 런 스페이스 ‘리알티(Realti)’
주소 : 대구 중구 동인동4가 211-4
www.realtiart.com
글 손시현
에스카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