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의 인터뷰는 기다림에서 시작한다. 외과의사와의 인터뷰는 더욱 그러하다. W(더블유)병원 우상현 원장과의 인터뷰에서 기다림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새로 지은 병원의 시설에 감탄하며 만나기로 한 장소로 도착했을 때 긴급 환자 수술 때문에 조금 지연 될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마음을 비우는 게 낫겠단 생각이 들었다. 한 해 여름을 위해 7년간 땅속에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낸 매미를 생각해 보라. 나의 기다림은 너무도 사소하지 않은가. 그렇게 2시간이 지났을 무렵 수술복도 채 벗지 못한 채 모습을 드러낸 우상현 병원장이 모습을 보였다. 문득 수술에 지쳐 ‘인터뷰가 제대로 될까’하는 걱정이 스쳤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환한 표정으로 “미안합니다. 오래 기다리셨죠”라며 인사를 건네는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걱정들이 폭포수 물줄기처럼 시원하게 날아가 버렸다. 갓 수술을 마치고 나왔다는 그의 얼굴에는 지친 표정보다는 희망찬 미소가 보였다. 그는 언제나 끊임없이 밀려드는 환자들과 수술에도 힘들어하지 않고, 미소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인터뷰 내내 우 병원장은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솔직하게 이야기를 들려주며 자신만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 줬다.
수지접합전문 병원으로 지역을 넘어 전국 최고의 명성을 가진 달서구 감삼동 ‘W(더블유)병원’. 지난 4월 기존 병원에서 도시철도 2호선 감삼역 쪽으로 조금 내려온 곳에 새 건물을 짓고 이전 한 뒤 ‘정형관절 중심병원’으로 제 2의 도약을 시작했다.
새롭게 이전한 병원은 300병상 규모의 정형관절 중점병원으로 지하 2층 지상 10층, 연면적 1만1,385㎡ 규모로, 정형외과와 미세접합 수술 등 기존 수술뿐만 아니라 언제든 응급환자를 수술할 수 있도록 7개의 수술실을 갖췄다. 이 중 2곳은 무균 수술실로 만들었다. 무균실은 일반 수술실 구축비용의 5배가 넘지만 최상의 컨디션에서 인공관절 수술이 가능하도록 해 준다. 정형관절 전문화를 위해 최신 3.0T MRI도 도입해 국내 최고의 정형관절 전문병원으로도 손색이 없게 됐다.
또 새병원 확장 이전 이후 수부미세재건센터, 정형관절외상센터, 족부족 관절센터, 척추통증 재활센터 4개 특화된 센터를 개소했다. 수부미세 재건센터는 미세접합ㆍ수부재건술ㆍ손저림ㆍ선천성 손과 발의 기형수술을 시행하고 있으며, 족부족관절은 무지외반증, 평발, 발바닥통증, 발목불안증 등을 발과 발목관절이라는 특화된 진료를 한다. 척추재활통증센터는 수술전후 회복에 이르는 통증관리와 재활치료로 근골격계 질환에 근본적인 치유목적을 두고 있고, 정형관절외상센터는 외상으로 인한 사지골절이나 무릎ㆍ어깨관절의 인대, 근육손상에 대한 치료 및 수술, 퇴행성 관절질환에 대한 치료와 인공관절, 각종 스포츠 손상까지 다룬다.
특히, 정형관절외상센터의 키성장 클리닉은 여타 다른 성장클리닉과는 달리 성장예측에서 성장판이 닫힌 성인에게도 정형외과적인 치료인 ‘골연장 수술(일명 키크는 수술)’까지 가능한데, 이 수술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김성중 센터장을 초빙해 정형관절 전문병원으로써 제2의 도약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W(더블유)병원이 한 길로 오롯이 걸어 나갈 수 있었던 중심에는 우상현 병원장이 있었다. 축구선수를 꿈꾸던 소년은 대학 교수였던 부친의 뜻에 따라 교수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공부에 매진했다. 그리고 의대에 진학, 의사의 길에 들어선 후 10여 년 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과 동시에 대학병원에서 환자를 만나왔다. 그러나 대학병원은 수부외과와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손 수술’만 전문으로 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 수부외과 및 미세재건수술 전문병원이던 현대병원에서 연간 3,000여건의 수술을 하며 손 수술의 있어서는 누구보다도 앞서갔던 그는 2008년 달서구 감삼동에 ‘W(더블유)병원’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전문병원의 영역을 확고히 했다. 병원 개원 한 달 만에 100병상이 꽉 찰 정도로 환자들이 몰려 왔고 손을 다치면 가야 할 병원으로 당연히 W(더블유)병원 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됐다.
모두가 꺼리는 외과 그것도 수부외과 전공의로 길을 걸으며 힘들고 좌절의 순간도 많았을 테지만 오로지 치료해야 할 환자와 보다 나은 수술법을 연구하는 것이 의사로서의 사명이자 목표였다고 말한다.
INTERVIEW
새 병원으로 이전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이번에 이전하시면서 수지접합 전문병원에서 정형관절 중심병원으로 타이틀을 내 거셨는데, 새로운 병원과 의료진에 내한 소개 좀 부탁드릴게요.
지난 19일이 이전 100일이었습니다. 떡도 돌리고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보냈는데요, 기존의 병원은 사실 좀 열악한 면이 있었습니다. 최고의 의료기술을 갖고 있었지만 시설적인 부분이 뒷받침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죠. 이번에 새로 병원을 지으면서 하드웨어적인 공간도 만들고 최고의 의료진을 모시는 것은 물론 시설이나 장비 등을 대학병원 이상으로 만들었습니다. 입원 병실이나 환자들에게 최고의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직원들에 대한 처우도 최고로 해 줄 수 있도록 하려고 했어요.
그리고 수지접합 전문에서 정형관절 전문으로 확대를 했는데, 의료진도 병원 규모와 명성에 걸맞게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했습니다. 수부미세재건, 족부족관절, 정형관절외상, 척추재활통증 등 모두 4개 센터를 두고, 정형외과 12명, 성형외과 3명, 마취통증의학과 2명, 영상의학과 2명, 내과 1명, 재활의학과 1명, 야간진료실 1명 등 총 22명의 의료진이 포진해 있습니다. 뇌나 배 안쪽을 제외하고는 이제 모든 수술이 저희 병원에서 가능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항상 연구하시고 보다 나은 수술법을 위해 고민하시고 노력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개원의로는 드물게 18편에 이르는 수부외과 미세수술에 관련된 논문을 SCI급 학술지에 발표했고, 대학교수도 하기 힘들다는 미국 수부외과분야 의학교과서를 공동 집필도 하신 걸로 아는데요, 힘들진 않으신가요?
저는 항상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어떤 수술이던지 간에 합병증이 생길 확률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요, 1,000~2,000건 수술을 하다 보면 합병증 생기는 환자가 없을 수 없겠죠? 기계가 하더라도 불량이 생기는데, 하물며 사람인 의사가 하는 일인데 안 그렇겠습니까? 그러나 의사라면 그런 합병증이 안 생기도록 노력하고 공부를 하는 게 중요할 거 같습니다.
돈을 더 벌고 땅을 더 사고 그런 건 이야기 꺼리가 못되고 의사라면 늘 연구하고 공부 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거죠. 저희 스텝 선생님들에게 속된 말로 환자를 머릿수로 생각하지 말고 공부하십사 하고 항상 말합니다. 그 결과는 논문이 되겠죠. 그렇게 공부에 도움이 되도록 보통 대학병원보다도 많게, 다양한 의료 관련 잡지를 받아 보고 있어요. 또 매년 학회에서 우수 논문상을 받고 있는데 그건 저희 병원의 제일 큰 자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손 수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W(더블유)병원을 떠올릴 만큼 확실한 입지가 다져진 것은 물론 미국ㆍ인도ㆍ러시아ㆍ독일ㆍ홍콩ㆍ네팔 등에서도 연수를 위해 찾을 만큼 세계적인 곳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또 병원장님은 예전에 EBS ‘명의’에도 출연하시는 등 최고의 명의로 불리고 계신데요, 그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세요?
사실 ‘명의’ 소리를 듣는 것도 과하다 싶은데, 어느 직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면 미쳐야 합니다.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한 분야에서 한 길로 노력해 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그렇게 돼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수지접합 전문병원이 전국에 4군데가 있는데 저희 병원이 수술의 다양성이나 수술 건수가 최다입니다. 손 수술은 전국 최고라고 평가받고 있는 거죠. 전문의 수도 제일 많고 복지부 평가 모델이 되는 국가대표 병원이 된 셈이죠.
제가 예전에 인턴 수련의 때 전공을 정해야 하는 중요한 결정을 두고 고민을 할 때였습니다. 그때 한 은사님이 “의사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야 환자가 행복해지고 자기 자신이 만족할 수 있다”라고 말씀 하셨어요. 사람마다 각자의 보람이나 행복의 관점은 다를 텐데, 의사로서의 보람은 직업ㆍ돈 버는 수단이 아니라 환자를 치료해서 낫게 하고 보다 나은 수술법을 연구하는 등 그런 것이 아닐까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통 1년에 3,000건의 수술을 합니다. 10년이면 3만 건이고, 20년이면 6만 건이겠죠. 그 가족이 3~4명이라고만 쳐도 30~40만 명은 저를 알게 되겠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지 않을까요. 손을 다쳐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알 게 될 거 같은데요. 굳이 또 꼽자면 보통 정형관절 병원이 오후 5~6시면 문을 대부분 닫아요. 그렇지만 밤잠 안자고 밤에도 긴급수술을 하는 등 노력해 온 결과일 거 같기도 하네요.
그런데 이처럼 늘 공부에, 수술에 하루가 너무 빠듯하실 거 같습니다. 잠은 언제 주무실지 걱정도 되는데요?
잠은 최소 6시간 이상 꼭 자려고 합니다. 컨디션이 나쁘면 수술에 제대로 집중하기 어려울 수가 있는데 그런 일이 생겨선 안 되겠죠. 저는 지금까지 보약 한 번 먹어 본 적이 없어요. 늘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정한 시간이 일어나는 것을 철저히 지키고 있어서 일겁니다. 매일 아침 7시 20분에는 컨퍼런스가 있기도 합니다. 술ㆍ담배는 전혀 하지 않고 절제를 해야 하는 삶이죠. 평일 저녁에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저녁 모임은 가지 않습니다.
2011년 9월에는 국내 최초로 발가락 3개를 이용해 오른손이 완전히 절단된 환자에게 손을 만들어주는 수술에도 성공하셨죠. 그런데 한 발 더 나아가 팔 이식 수술 수술에 대해 계획을 세우신 걸로 아는데, 혹시 어느 정도 진척이 되고 있으신가요?
진척은 상당히 된 상태입니다. 다만 혼자 진행할 수 없어 대학병원과 연계를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도 있고, 팔을 기증한다는 것이 거부감이 있어서 기증자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에요. 또 법적으로도 아직 합법적인 수술이 아니다 보니 여건이 뒷받침 되지 않은 게 있네요. 그렇지만 조만간 팔 이식 수술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최근 손가락이 절단됐을 경우 이식 골든타임이 6시간이라는 기존 상식을 뒤집는 연구 결과를 발표 하셨는데 상당히 놀랍습니다. 그게 사실인가요?
보통 밤에 손가락이 잘리게 되면 많이 당황하셔서 급하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그런데 보관만 잘하면 24시간 내에는 성공률ㆍ기능회복이 비슷하기 때문에 급하게 아무 병원이나 가는 것보다는 합병증이 생겼을 때 2차 수술까지 가능한 병원을 찾는 것이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하는 되는 거죠. 전국 어디에나 24시간 안에는 갈 수 있기 때문에 수술 만족도가 높은 병원을 찾아 가아 수술을 하시는 게 좋으시다는 겁니다. 환자도 편하게 자고 의사도 집중력이 떨어지는 밤에 수술하는 것보다 더 낫지 않을까요. 혹시 손가락이 잘렸을 경우에는 잘린 손가락을 깨끗하게 씻은 거즈로 싸서 방수 비닐 팩에 넣은 뒤 물에 담가 보관하면 되는데요. 이때 조직과 물은 절대 섞이면 안 됩니다. 물의 온도는 4̊도씨 정도로 신선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신지요? 혹시 좌우명 있으세요?
좌우명을 지금 지어 낼 수도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런 건 따로 없어요. 다만 늘 생각하는 봐는 있습니다. 죽을 때까지 의사로서의 길을 가고 싶고 수술하는 의사가 수술실에서 죽어야지 하는 겁니다. 수술실에서 마지막을 맞는 의사라면 좋겠습니다.
S.CASA 편집부
유명인의 인터뷰는 기다림에서 시작한다. 외과의사와의 인터뷰는 더욱 그러하다. W(더블유)병원 우상현 원장과의 인터뷰에서 기다림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새로 지은 병원의 시설에 감탄하며 만나기로 한 장소로 도착했을 때 긴급 환자 수술 때문에 조금 지연 될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마음을 비우는 게 낫겠단 생각이 들었다. 한 해 여름을 위해 7년간 땅속에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낸 매미를 생각해 보라. 나의 기다림은 너무도 사소하지 않은가. 그렇게 2시간이 지났을 무렵 수술복도 채 벗지 못한 채 모습을 드러낸 우상현 병원장이 모습을 보였다. 문득 수술에 지쳐 ‘인터뷰가 제대로 될까’하는 걱정이 스쳤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환한 표정으로 “미안합니다. 오래 기다리셨죠”라며 인사를 건네는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걱정들이 폭포수 물줄기처럼 시원하게 날아가 버렸다. 갓 수술을 마치고 나왔다는 그의 얼굴에는 지친 표정보다는 희망찬 미소가 보였다. 그는 언제나 끊임없이 밀려드는 환자들과 수술에도 힘들어하지 않고, 미소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인터뷰 내내 우 병원장은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솔직하게 이야기를 들려주며 자신만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 줬다.
수지접합전문 병원으로 지역을 넘어 전국 최고의 명성을 가진 달서구 감삼동 ‘W(더블유)병원’. 지난 4월 기존 병원에서 도시철도 2호선 감삼역 쪽으로 조금 내려온 곳에 새 건물을 짓고 이전 한 뒤 ‘정형관절 중심병원’으로 제 2의 도약을 시작했다.
새롭게 이전한 병원은 300병상 규모의 정형관절 중점병원으로 지하 2층 지상 10층, 연면적 1만1,385㎡ 규모로, 정형외과와 미세접합 수술 등 기존 수술뿐만 아니라 언제든 응급환자를 수술할 수 있도록 7개의 수술실을 갖췄다. 이 중 2곳은 무균 수술실로 만들었다. 무균실은 일반 수술실 구축비용의 5배가 넘지만 최상의 컨디션에서 인공관절 수술이 가능하도록 해 준다. 정형관절 전문화를 위해 최신 3.0T MRI도 도입해 국내 최고의 정형관절 전문병원으로도 손색이 없게 됐다.
또 새병원 확장 이전 이후 수부미세재건센터, 정형관절외상센터, 족부족 관절센터, 척추통증 재활센터 4개 특화된 센터를 개소했다. 수부미세 재건센터는 미세접합ㆍ수부재건술ㆍ손저림ㆍ선천성 손과 발의 기형수술을 시행하고 있으며, 족부족관절은 무지외반증, 평발, 발바닥통증, 발목불안증 등을 발과 발목관절이라는 특화된 진료를 한다. 척추재활통증센터는 수술전후 회복에 이르는 통증관리와 재활치료로 근골격계 질환에 근본적인 치유목적을 두고 있고, 정형관절외상센터는 외상으로 인한 사지골절이나 무릎ㆍ어깨관절의 인대, 근육손상에 대한 치료 및 수술, 퇴행성 관절질환에 대한 치료와 인공관절, 각종 스포츠 손상까지 다룬다.
특히, 정형관절외상센터의 키성장 클리닉은 여타 다른 성장클리닉과는 달리 성장예측에서 성장판이 닫힌 성인에게도 정형외과적인 치료인 ‘골연장 수술(일명 키크는 수술)’까지 가능한데, 이 수술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김성중 센터장을 초빙해 정형관절 전문병원으로써 제2의 도약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W(더블유)병원이 한 길로 오롯이 걸어 나갈 수 있었던 중심에는 우상현 병원장이 있었다. 축구선수를 꿈꾸던 소년은 대학 교수였던 부친의 뜻에 따라 교수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공부에 매진했다. 그리고 의대에 진학, 의사의 길에 들어선 후 10여 년 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과 동시에 대학병원에서 환자를 만나왔다. 그러나 대학병원은 수부외과와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손 수술’만 전문으로 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 수부외과 및 미세재건수술 전문병원이던 현대병원에서 연간 3,000여건의 수술을 하며 손 수술의 있어서는 누구보다도 앞서갔던 그는 2008년 달서구 감삼동에 ‘W(더블유)병원’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전문병원의 영역을 확고히 했다. 병원 개원 한 달 만에 100병상이 꽉 찰 정도로 환자들이 몰려 왔고 손을 다치면 가야 할 병원으로 당연히 W(더블유)병원 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됐다.
모두가 꺼리는 외과 그것도 수부외과 전공의로 길을 걸으며 힘들고 좌절의 순간도 많았을 테지만 오로지 치료해야 할 환자와 보다 나은 수술법을 연구하는 것이 의사로서의 사명이자 목표였다고 말한다.
INTERVIEW
새 병원으로 이전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이번에 이전하시면서 수지접합 전문병원에서 정형관절 중심병원으로 타이틀을 내 거셨는데, 새로운 병원과 의료진에 내한 소개 좀 부탁드릴게요.
지난 19일이 이전 100일이었습니다. 떡도 돌리고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보냈는데요, 기존의 병원은 사실 좀 열악한 면이 있었습니다. 최고의 의료기술을 갖고 있었지만 시설적인 부분이 뒷받침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죠. 이번에 새로 병원을 지으면서 하드웨어적인 공간도 만들고 최고의 의료진을 모시는 것은 물론 시설이나 장비 등을 대학병원 이상으로 만들었습니다. 입원 병실이나 환자들에게 최고의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직원들에 대한 처우도 최고로 해 줄 수 있도록 하려고 했어요.
그리고 수지접합 전문에서 정형관절 전문으로 확대를 했는데, 의료진도 병원 규모와 명성에 걸맞게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했습니다. 수부미세재건, 족부족관절, 정형관절외상, 척추재활통증 등 모두 4개 센터를 두고, 정형외과 12명, 성형외과 3명, 마취통증의학과 2명, 영상의학과 2명, 내과 1명, 재활의학과 1명, 야간진료실 1명 등 총 22명의 의료진이 포진해 있습니다. 뇌나 배 안쪽을 제외하고는 이제 모든 수술이 저희 병원에서 가능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항상 연구하시고 보다 나은 수술법을 위해 고민하시고 노력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개원의로는 드물게 18편에 이르는 수부외과 미세수술에 관련된 논문을 SCI급 학술지에 발표했고, 대학교수도 하기 힘들다는 미국 수부외과분야 의학교과서를 공동 집필도 하신 걸로 아는데요, 힘들진 않으신가요?
저는 항상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어떤 수술이던지 간에 합병증이 생길 확률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요, 1,000~2,000건 수술을 하다 보면 합병증 생기는 환자가 없을 수 없겠죠? 기계가 하더라도 불량이 생기는데, 하물며 사람인 의사가 하는 일인데 안 그렇겠습니까? 그러나 의사라면 그런 합병증이 안 생기도록 노력하고 공부를 하는 게 중요할 거 같습니다.
돈을 더 벌고 땅을 더 사고 그런 건 이야기 꺼리가 못되고 의사라면 늘 연구하고 공부 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거죠. 저희 스텝 선생님들에게 속된 말로 환자를 머릿수로 생각하지 말고 공부하십사 하고 항상 말합니다. 그 결과는 논문이 되겠죠. 그렇게 공부에 도움이 되도록 보통 대학병원보다도 많게, 다양한 의료 관련 잡지를 받아 보고 있어요. 또 매년 학회에서 우수 논문상을 받고 있는데 그건 저희 병원의 제일 큰 자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손 수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W(더블유)병원을 떠올릴 만큼 확실한 입지가 다져진 것은 물론 미국ㆍ인도ㆍ러시아ㆍ독일ㆍ홍콩ㆍ네팔 등에서도 연수를 위해 찾을 만큼 세계적인 곳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또 병원장님은 예전에 EBS ‘명의’에도 출연하시는 등 최고의 명의로 불리고 계신데요, 그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세요?
사실 ‘명의’ 소리를 듣는 것도 과하다 싶은데, 어느 직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면 미쳐야 합니다.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한 분야에서 한 길로 노력해 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그렇게 돼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수지접합 전문병원이 전국에 4군데가 있는데 저희 병원이 수술의 다양성이나 수술 건수가 최다입니다. 손 수술은 전국 최고라고 평가받고 있는 거죠. 전문의 수도 제일 많고 복지부 평가 모델이 되는 국가대표 병원이 된 셈이죠.
제가 예전에 인턴 수련의 때 전공을 정해야 하는 중요한 결정을 두고 고민을 할 때였습니다. 그때 한 은사님이 “의사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야 환자가 행복해지고 자기 자신이 만족할 수 있다”라고 말씀 하셨어요. 사람마다 각자의 보람이나 행복의 관점은 다를 텐데, 의사로서의 보람은 직업ㆍ돈 버는 수단이 아니라 환자를 치료해서 낫게 하고 보다 나은 수술법을 연구하는 등 그런 것이 아닐까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통 1년에 3,000건의 수술을 합니다. 10년이면 3만 건이고, 20년이면 6만 건이겠죠. 그 가족이 3~4명이라고만 쳐도 30~40만 명은 저를 알게 되겠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지 않을까요. 손을 다쳐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알 게 될 거 같은데요. 굳이 또 꼽자면 보통 정형관절 병원이 오후 5~6시면 문을 대부분 닫아요. 그렇지만 밤잠 안자고 밤에도 긴급수술을 하는 등 노력해 온 결과일 거 같기도 하네요.
그런데 이처럼 늘 공부에, 수술에 하루가 너무 빠듯하실 거 같습니다. 잠은 언제 주무실지 걱정도 되는데요?
잠은 최소 6시간 이상 꼭 자려고 합니다. 컨디션이 나쁘면 수술에 제대로 집중하기 어려울 수가 있는데 그런 일이 생겨선 안 되겠죠. 저는 지금까지 보약 한 번 먹어 본 적이 없어요. 늘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정한 시간이 일어나는 것을 철저히 지키고 있어서 일겁니다. 매일 아침 7시 20분에는 컨퍼런스가 있기도 합니다. 술ㆍ담배는 전혀 하지 않고 절제를 해야 하는 삶이죠. 평일 저녁에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저녁 모임은 가지 않습니다.
2011년 9월에는 국내 최초로 발가락 3개를 이용해 오른손이 완전히 절단된 환자에게 손을 만들어주는 수술에도 성공하셨죠. 그런데 한 발 더 나아가 팔 이식 수술 수술에 대해 계획을 세우신 걸로 아는데, 혹시 어느 정도 진척이 되고 있으신가요?
진척은 상당히 된 상태입니다. 다만 혼자 진행할 수 없어 대학병원과 연계를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도 있고, 팔을 기증한다는 것이 거부감이 있어서 기증자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에요. 또 법적으로도 아직 합법적인 수술이 아니다 보니 여건이 뒷받침 되지 않은 게 있네요. 그렇지만 조만간 팔 이식 수술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최근 손가락이 절단됐을 경우 이식 골든타임이 6시간이라는 기존 상식을 뒤집는 연구 결과를 발표 하셨는데 상당히 놀랍습니다. 그게 사실인가요?
보통 밤에 손가락이 잘리게 되면 많이 당황하셔서 급하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그런데 보관만 잘하면 24시간 내에는 성공률ㆍ기능회복이 비슷하기 때문에 급하게 아무 병원이나 가는 것보다는 합병증이 생겼을 때 2차 수술까지 가능한 병원을 찾는 것이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하는 되는 거죠. 전국 어디에나 24시간 안에는 갈 수 있기 때문에 수술 만족도가 높은 병원을 찾아 가아 수술을 하시는 게 좋으시다는 겁니다. 환자도 편하게 자고 의사도 집중력이 떨어지는 밤에 수술하는 것보다 더 낫지 않을까요. 혹시 손가락이 잘렸을 경우에는 잘린 손가락을 깨끗하게 씻은 거즈로 싸서 방수 비닐 팩에 넣은 뒤 물에 담가 보관하면 되는데요. 이때 조직과 물은 절대 섞이면 안 됩니다. 물의 온도는 4̊도씨 정도로 신선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신지요? 혹시 좌우명 있으세요?
좌우명을 지금 지어 낼 수도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런 건 따로 없어요. 다만 늘 생각하는 봐는 있습니다. 죽을 때까지 의사로서의 길을 가고 싶고 수술하는 의사가 수술실에서 죽어야지 하는 겁니다. 수술실에서 마지막을 맞는 의사라면 좋겠습니다.
S.CAS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