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예술 대 축제, 밤의 호수에 피어나는 꽃 수성못 페스티벌

유난히 뜨거웠던 여름밤, 수성못은 열대야로 잠 못 이루던 대구 시민들의 소중한 휴식공간이 되어 주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9월, 어느덧 축제의 계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올해로 제4회를 맞이하는 ‘수성못 페스티벌’은 공모를 통해 선정된 수준 높은 공연들과 다양한 체험행사로 더욱 풍성해질 전망이다. 대구의 거리예술 1번지로 자리매김한 수성못에서 여름보다 더 핫한 가을을 맞이해 보자.



거리예술 대축제

주최 측인 수성문화재단은 전국의 예술단체를 대상으로 거리예술작품을 공모해, 마임, 마술, 연극, 무용, 서커스, 음악, 설치퍼포먼스 등 전국 주요 축제에서 관객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작품 15편을 엄선해 선보일 예정이다. 주요 거리 공연으로는 제나 할러웨이의 수중사진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 ‘수중인간’, 여수 엑스포에서 화제로 떠올랐던 공연 ‘무중력 인간', 그리고 수십 명의 어린이 관객이 대형침대 위에서 뛰어놀며 연극을 감상해 호평을 받은 ‘거인의 침대’ 등이 있다. 재미뿐만이 아니다. 빨래와 분리수거를 소재로 관객과의 소통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어느 날 오후’와 ‘청소 반장 유상통’은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하는 작품이다.


또한, 축제가 아니면 흔히 볼 수 없는 마술, 서커스, 저글링, 비눗방울 퍼포먼스 등은 국내 최정상 팀들로 구성되어 축제를 더 풍성하게 해 줄 예정이다. 축제의 마지막 밤에는 국내 최고의 파이어 저글링 팀인 플레이밍 파이어의 공연이 펼쳐진다. 살아있는 불이 붙은 봉, 줄, 채찍 등으로 스릴 넘치는 아찔한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서 예술을 즐기는 동호인들이 준비한 ‘인자 수성 시민예술가’ 무대도 축제 3일 동안 수성못 곳곳에서 펼쳐진다. 천, 상자, 줄, 나무 등 일상의 소재들을 활용해 부모와 자녀가 함께 만드는 ‘움직이는 창의 놀이터’는 가족 관객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축제 일정

주요 축제 일정으로는 축제의 첫날인 9월 22일 금요일, 대구오페라 하우스가 준비한 수상 음악회로 페스티벌의 서막을 연다. 이 축하 공연은 수성못의 아름다운 전경과 화려한 분수 쇼를 배경으로, 무려 70인조 오케스트라와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이 출연한다. 대구 오페라 축제를 목전에 둔 만큼 매우 수준 높은 공연이 될 것이다.


9월 23일 토요일은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불꽃 쇼가 펼쳐진다. 수성못의 야경을 배경으로 밤하늘에 그려지는 형형색색의 불꽃은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설레게 한다. 축제의 주제공연 ‘불노리야夜’는 불꽃놀이와 타악기, 무용, 음악, 설치물을 결합해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불꽃놀이 극이다. 불꽃 장비를 장착한 배가 수성못을 유영하고, 수상 무대에서는 화염 속에서 배우들이 타악기 연주와 무용 퍼포먼스를 펼친다. 불꽃 장비에 올라탄 배우가 하늘을 날며 물 위에 불꽃을 퍼트리면 마지막에는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가 대미를 장식한다. 공연을 제작한 예술 불꽃 화(花, 火)랑은 전국의 거리예술축제에서 개·폐막공연을 다수 진행한 바 있는 베테랑 단체이다. 이번 수성못 페스티벌에서 이 환상적인 물과 불의 퍼포먼스를 즐겨보자.


또한, 수성못에 인접한 대구 최대 맛의 거리 들안길에서는 23일 하루 동안 푸드 페스티벌이 진행된다. 들안길의 유명 식당들이 자랑하는 대표 메뉴가 600m 거리의 로드 레스토랑에 펼쳐진 장면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전통 한식에서부터 세계 요리, 퓨전 요리 등 맛의 향연이 펼쳐질 것이니, 식전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축제의 마지막 날인 9월 24일 일요일은 대구의 예술가들과 시민들이 하나 되는 ‘시민 한마당 공연’이 펼쳐진다. 수상 무대에서 배우들과 무용수들이 수성구의 과거와 현재를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펼치면, 물 위에서는 배를 타고, 물가에 나온 시민들은 음악에 맞춰 모두 하나 되는 대동 한마당이 진행된다. 그저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닌 참여자로서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으니 더욱 뜻깊은 마무리가 아닐 수 없다.


연간 800만 명이 찾는 수성못은 이제 대구의 랜드마크가 되었고, ‘수성못 페스티벌’ 역시 대구의 대표적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9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진행되는 이번 축제에서 상상력과 열정이 넘치는 거리예술 공연들과 어린이 창의 체험공간, 들안길의 먹거리까지 모든 것을 마음껏 누려보자.


글 손시현 작가 

정리 에스카사 편집부